뷰티비스트는 하나의 삶을 뷰티로 바라보며 이 안에서 건강한 소비를 이끄는 ESG 기업들을 짚어본다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라고 믿어왔던 2030이 숲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얼굴을 감싼 마스크가 호흡을 방해한다는 것도 무의미하듯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젊은이의 발걸음으로 더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실내 활동이 제한되면서 답답함과 무기력은 부작용으로 따라왔다. 당연히 해외여행은 지난 사진첩으로만 간직해야 했고 이들을 해방시켜준 것은 가까이에 있는 자연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교적 자유로웠던 이유도 존재한다.

필자 역시 이 흐름에 타 아웃도어족에 끼어든 것이 언 3년이 다 되어간다. 대한민국은 서울 안 그리고 조금만 더 시간을 내어 나가면 어디든 오를 수 있는 산은 늘 버티고 섰다. 밤의 어둠 사이로 붉은 볕이 눈을 뜰 때쯤이면 늘 산을 찾았다.

서울에서 가장 만만한 산은 청계산이었다. 아침이 내려앉는 사이 숨을 고르며 한 발 나아갈 때마다 주변은 밝아진다. 누군가의 발뒤꿈치를 따라 걸으면 어느덧 정상석에 닿았다. 볕이 점점 노랗게 위로 뻗어나갈 때쯤이면 매바위 주변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 아침을 안은 서울을 바라본다.

청계산을 지키는 새들의 울음 사이로 소란스러운 휴대전화 카메라 촬영 소리가 여기저기서 퍼진다. 숨 고르고 주변을 둘러볼 때, 주변이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조용히 열을 식히며 앉아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이 풍경은 이제 너무나 익숙해졌다.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들의 발걸음이 산에 닿으면서 어느덧 SNS는 산으로 무르익어 가 산을 즐기는 인플루언서가 대세의 반열에 오르는 것도 재미난 풍경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고 편안한 옷차림을 선호하면서 패션 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하지만 등산과 같은 아웃도어웨어의 매출 회복세는 눈에 띄게 활발하다. 산속으로 들어간 젊은이들은 등산, 트래킹, 트레일러닝, 백팩킹 등 자신의 취향에 맞게 쉼터를 꾸리고 있고 장비와 옷으로 자신의 개성을 어김없이 표출하고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버티고 있는 산이지만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수분 없는 마사토, 듬성듬성 모서리를 가진 바위를 품은 산은 가볍게 올라갔다간 오르기도 어렵고 부상을 경험하는 일이 다반사다.

필자 역시 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러 산을 탐할수록 땀 흡수가 강하고 미끄러운 지면에서 나를 지탱해 줄 아웃도어웨어부터 갖춰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능성을 갖춘 만큼 값비싼 가격, 어두운 톤과 과장된 라인의 아웃도어웨어의 특징은 장애물과 같았다.

젊은 소비층이 늘어나면서 전통 브랜드들은 너도나도 자연이 아닌 일상에서도 소화가 가능한 스타일의 컬러를 찾고 내놓기 바쁘다. 이 장애물이 공식처럼 박혀있는 아웃도어웨어 시장에 새로운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쉘코퍼레이션이다.

이들의 옷들은 녹음 짙은 산속에서 제 빛깔을 띤 야생화가 개성 짙게 자신을 표현하듯 눈에 띈다. 허리춤에 스트링이 달려있어 볼륨감을 주기도 하며 커버할 수 있는 디테일, 탈부착이 가능한 후드 등 디자인에 구애가 없다. 또 자연에 조화로운 파스텔톤의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모두가 똑같은 팀복을 입고 있던 아웃도어웨어 새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자연에 섞이기로 한 인간에게 윤리적인 소비를 건네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의 의류는 국제적인 패션 지속가능지수 Higg – Index, Fairwear Foundation 인증 공장에서 제작되어 원단부터 봉제까지 기능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다. 기능성 원단은 바다의 폐어망, 섬유 폐기물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나일론을 65% 사용했다.

보통 친환경 의류의 경우 기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눈비에 젖지 않는 겉감, 모공 크기의 미세구멍이 있어 맑은 물방울은 막고 수증기를 배출하는 방수막, 땀을 흡수해 피부 표면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안감으로 3중 레이어링 한 원단의 테스트로 증명하며 자연 속에서 겪는 불편함을 씻어내고 있다.

디자인이 일상에서도 겉돌지 않아 등산, 러닝, 헬스, 골프 등 여러 취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MZ세대의 취미 N잡러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 쉘코퍼레이션은 아름다운 자연에 인간이 오래 섞이기 위해서는 소비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대해 집중했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을 제공하되 친환경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사진제공=쉘코퍼레이션
▲ 쉘코퍼레이션은 아름다운 자연에 인간이 오래 섞이기 위해서는 소비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대해 집중했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을 제공하되 친환경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사진제공=쉘코퍼레이션

Environment

빨리 입고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이 등장하면서 의류 폐기물은 전 지구적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기능성이 강조되면서 생산 단계에서 합성섬유를 혼합하는데 합성섬유를 만드는 재료는 대부분 원유에서 얻는 나푸타에서 추출되는 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석유 자원이 무한하게 사용되고 이로 인해 의류 폐기물이 순환되기보다는 매립, 소각되는 것이 현실이다.

쉘코퍼레이션은 아름다운 자연에 인간이 오래 섞이기 위해서는 소비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대해 집중했고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을 제공하되 친환경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ANGER 컬렉션 전 제품은 최대한의 리사이클 나일론 65%를 사용한다. 이는 일반 나일론 대비 탄소 배출량을 28%, 석유 자원 사용량을 27%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오염에 강해 잦은 세탁에 대한 빈도를 줄였으며 사용자에게 옷을 손상하지 않고 오래 유지하며 입을 수 있는 세탁법, 관리법을 당연하게 제시하고 있다. 생산자 입장에서도 시즌마다 수많은 디자인을 쏟아내며 구매를 촉구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불필요한 것을 줄인다는 목적성을 갖고 있다.

이런 의지는 매년 매출의 1%를 환경을 위해 녹색연합, 서울환경연합에 기부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가 '더 많이'보다 '덜'에 무게를 두는 것에서 지속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Social

누구나 산을 즐기고 자주 오르진 않는다.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또 그 안에서 힘들지 않고 오래 취미로 가질 방법들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들은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공식 홈페이지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장터의 역할이 아닌 소통의 창구로도 입소문 나고 있다.

일명 등산 초보를 칭하는 '등린이'에게 등산 전, 후 준비해야 할 것부터 등산 중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며 체력을 비축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간식 레시피도 공유한다. 등산도 운동 중 많은 에너지를 태우기 때문에 몸이 버틸 수 있게 등산 후 케어까지 안내하고 있다.

이미 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산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목적지는 있지만 안내하는 길은 없는 캠페인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행사, 자연을 병들게 하는 쓰레기를 직접 주우며 천천히 산을 즐길 수 있게 하는 행사 등 어떤 사람이든 쉽게 접근성을 가질 방법들을 제시하며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에 와닿을 방법을 소리 내고 있다.

그래서 유행처럼 따라 일회성으로 자연을 즐기는 것이 아닌 자기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경험의 소재를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의 만족감은 더 늘어난다.

Governance

남성의 비율이 더 높은 일반 기업에 비해 쉘코퍼레이션의 여성의 비율이 더 높다. 브랜드를 소비하는 소비층 타겟도 '여성'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운영자들 역시 그들의 심미적 감각, 취향을 쉽게 고려할 수 있는 여성 중심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일상이 아닌 자연을 배경으로 한 제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의 경험 중심의 아이디어를 높이 산다.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대부분 백패킹, 등산, 트래킹, 트레일러닝, 서핑 등을 즐기며 자연에 가까운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 취미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더 발굴하기 위해 직접 자연으로 나가 경험해보는 것을 절대적으로 권하고 자연에 섞이는 활동의 비율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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