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비스트는 하나의 삶을 뷰티로 바라보며 이 안에서 건강한 소비를 이끄는 ESG 기업들을 짚어본다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 뷰티방송작가 강이슬

고운 모래알 사이로 조개껍데기가 아닌 쓰레기가 듬성듬성 박혀있다. 그 위로 생명력을 잃은 죽은 물고기가 힘없이 지키고 있다. 바다를 떠도는 새들도 반짝이는 모래알 대신 뾰족한 플라스틱, 유리 알갱이 위를 위태롭게 걷는다. 육지에 손이 닿을 듯 밀려오는 파도에 죽은 죽은 물고기가 딸려온다.

고요한 바다에 어둠의 침묵이 깔린 풍경이다. 이 모습은 세계 모든 이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한 곳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닌 지구 어디에서든 발견되고 있는 모습이다.

2021년 6월 기준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플라스틱은 연간 약11만 8천 톤으로 집계된 바 있다. 누가 버렸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이름 모를 쓰레기는 깊은 해면에 쌓여가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누군가는 바다의 오염에 모두가 집중하는 이유를 의아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것은 바다의 영향이 크다. 바다는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후 변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엄청난 자원을 안고 있다. 생명력 없는 바다는 우리의 목숨도 위협하는 것이다.

단순히 어업 환경에서 폐기되는 폐기물, 어디선가 흘러온 눈에 보이는 쓰레기만이 바다를 병들게 하진 않는다. 지금껏 우리가 무심코 해왔던 일상생활도 저 먼바다를 오염시키는 파도를 보내고 있음은 분명하다.

패션·뷰티·식생활이 모든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오늘은 우리가 사용하는 것 중 화장품에 주목하고자 한다. 최근 우리가 '클린 뷰티'에 집중하기 전까지 대부분 우리 몸을 깨끗하게 하려고 사용되는 세안제·보디 클렌저·치약 등 생활용품에는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했다.

5mm의 작은 크기로 눈에 띄지 않지만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다. 해양 생물들은 이것을 먹이로 착각하기도 하고 몸에 남아있으면서 해양생태계에 큰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노출된 해양생물을 인간이 섭취하면 이는 우리의 건강에도 직결된다.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통해 '위생'이필두가 되면서 자연스레 우리 삶에 스며들고 있다. 이의 영향으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과 먹거리·바를 거리 등에 대해 어디서부터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디까지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당연하듯 사용자들은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과하면 독이다'라는 말이 먹히는 시대가 왔다. 이 흐름에 등장한 것이 화장품 원료 주의에 기반을 둔 스킨케어 브랜드 믹순이다. 과거 화장품은 전 성분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숨겨진 무수한 화학성분이 당연시되던 시장에서 쓰이는 성분이 공개되었을 때 모두의 피부는 과식 중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행하는 뷰티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동식물의 희생도 뒤따랐다.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민감해진 사용자들의 필요에 맞춰 브랜드들은 과감히 비건 시대를 열고 있다. 화장품 성분에 있어서 동물실험을 사용하지 않고 네추럴을 추구한다. 미세플라스틱을 낳을 화학성분도 배제한다. 존재만으로도 400년의 생존력을 가진 플라스틱을 친환경에 가깝게 탈바꿈 중이다.

윤리적인 소비를 쫓는 지금의 사용자들은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물결을 타고 믹순은 피부에 꼭 필요한 딱 하나의 단일 성분만을 담아 토너 에센스 시장에 등장했다. 실제 필자가 믹순의 제품이 제조되는 원료사에 직접 찾아가 살펴본 이후 덜 넣어도 단단한 힘을 가졌다고 느낄 수 있었다.

단일 성분에 쓰이는 모든 작물은 네추럴이며 잔류농약, 중금속은 없는지 수없이 실험한다. 이에 통과된 것만 제품에 쓰인다. 단순히 끓이는 형태가 아닌 72시간 고주파·저주파의 파동을 이용해 일정한 온도 속에서 유효성분을 끌어낸다.

계면활성제가 첨가되지 않은 순수물질은 피부와 유사한 세포 실험에서도 세포를 훼손하지 않아 유효성분의 효과를 더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더 많기를 외치지 않고 조금은 적게, 그리고 가장 순수한 원물에 집중한 원료 주의 믹순의 시작은 뷰티 시장에 또 다른 시작을 열고 있다.

 

▲ 윤리적인 소비를 쫓는 물결을 타고 믹순은 피부에 꼭 필요한 딱 하나의 단일 성분만을 담아 토너 에센스 시장에 등장했다./사진제공=믹순
▲ 윤리적인 소비를 쫓는 물결을 타고 믹순은 피부에 꼭 필요한 딱 하나의 단일 성분만을 담아 토너 에센스 시장에 등장했다./사진제공=믹순

Environment

기본적으로 환경을 해치지 않는 순수한 원료만 취급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는 후가공을 최소화하여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설계되었으며 2022년 하반기부터 재사용이 용이한 유리로 교체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품마다 환경을 생각하는 스토리가 묻어나는 것도 살펴볼 수 있다. 이들의 시그니처 제품으로 불리는 워터 에센스·워터 세럼 제품 중에서는 북극곰이 생동감 있게 들어가 있다. 일명 순디라고 불리는 이 북극곰의 존재는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수익금의 일부가 북극곰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지구의 벗인 환경운동 연합에 기부되고 있다.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제품을 구매해서 수분만 채울 뿐인데, 동시에 멸종 위기에 놓인 북극곰을 돕는 기부활동에 동참하게 된다.

지구 전체를 생각하는 넓은 시야는 보로네오 숲에도 닿았다. 립밤의 경우 비건 인증을 받으며 생산단계부터 환경을 해치지 않는다. 특히 보르네오 숲에서만 자라는 일부 나무의 견과물로 만든 원료를 사용할 때마다 보르네오 숲에 브랜드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는다.

세계 최대 열대우림이지만 60% 이상이 파괴된 이곳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숲에 삶의 터전을 가진 원주민들에게도 생계와 복지를 개선하는 선한 영향력까지 전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Social

뷰티뿐만 아니라 '믹순 생활'이란 이름으로 가장 순수한 것을 목적은 변치 않으며 생활용품도 생산되고 있다. 이 제품들에는 특별한 파트너가 있다. 발달 장애 예술가들이 모인 '평범한 마법봉'과 협업했다.

발달 장애 예술가들은 동식물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해 자신만의 혼을 담아 새로운 그림으로 탄생시켰다. 이 그림은 제품과 협업하여 패키지로 브랜드 제품에 생기를 더한다. 대중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부족했던 그들에게 전시회가 주어졌고 전시에 가지 못해도 웹사이트와 SNS 계정을 통해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채널을 확대했다.

이 전시 이후에도 웹사이트를 통해 제품은 판매되고 있다. 수익금 전액은 예술가 본인에게 직접 전달된다. 이는 사회 취약계층에 경제력을 부여하고 대중과의 소통의 창을 열어줌으로써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이 오갈 수 있는 뷰티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Governance

단일 성분에 쓰이는 병풀 추출물의 경우 중국산보다 국내산의 유효성분이 더 높기로 유명하며 국내 재배도 용이하다.

잦은 바람 속에서 단단하게 성장하는 병풀 추출물에 맞춰 제주 농가와 계약했다. 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며 작물이 자라는 주변의 환경과 수확 이후 원물화 되어 사용될 사용자들의 건강도 고려하고 있다. 건강한 생산을 목표로 하는 농가와의 협업은 좋은 작물뿐만 아니라 지역 농가에도 생명력을 부여한다.

지속적인 농가의 수익을 보장하고 브랜드는 좋은 작물을 제공받는 이 과정은 자원순환의 행보이자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믹순은 단순히 제주 농가의 병풀 추출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가와 협업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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