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에서 'N분의 일'로 겸손하게 고개 숙이는 당신이 유빕이다.

 

▲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1946년). 거시경제학과 경제정책 분야에서 기존의 이론과 관습들을 변화시킨 현대 경제학의 창시자 중 한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밀턴 프리드먼 등 신자유주의자들과 함께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제학자로 인정받는다.
▲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 1883~1946년). 거시경제학과 경제정책 분야에서 기존의 이론과 관습들을 변화시킨 현대 경제학의 창시자 중 한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밀턴 프리드먼 등 신자유주의자들과 함께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제학자로 인정받는다.

 

젊은 나이에 세계와 언어, 그리고 인간의 삶을 날카롭게 분석한 <논리철학 논고(1921)>를 저술한 비트겐슈타인.

서양 철학사의 모든 논리적ㆍ철학적 문제들을 "본질적으로" 해결했다고 여긴 그는 더 이상 철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31세에 오스트리아의 시골로 내려가 수년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 등을 한다.

1929년 저명한 경제학자 케인스가 보낸 한 편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 “신이 도착했다!”

케임브리지로 돌아와 자신의 <논리철학 논고>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다시 철학에 몰입하여 쓰고자 했던 책이 바로 <철학적 탐구(1953)>이다. 이는 죽을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친 사유를 통해서도 완성되지 못하였으나 사후에 그의 제자들이 미완성본을 출간한 것이다.

고로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작품에서 천재성과 패기가 엿보인다면,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사유에는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즉 전기에서 프레게와 러셀로부터 계승한 기호 언어로 일상 언어를 분석하는 일을 유의미있게 본 반면, 후기에서는 "반본질주의"를 표방하면서 세계와 언어에 관한 본질적 설명을 거부하고, 오직 철학적 문제들이 왜 발생하게 되었는가를 일상 언어가 실제로 사용되는 방식들을 고찰함으로써 드러낼 뿐이다.

하이데거처럼, 그 역시도 '일상성'이 철학의 핵심이며 삶은 결코 논리로 풀 수 없는, 우연이 가득찬 "신비로운 세계"임을 간파한 것이다.

 

◇ 언어의 생명은 그 쓰임에 있다

 

비트겐슈타인에게 있어서 전기와 후기의 차이점은 언어에 대한 그의 입장에 있다.

청년 비트겐슈타인이 언어의 의미를 그것이 "가리키는" 실재에서 찾으려고 했다면, 장년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의미를 그것의 "사용 방법(맥락)에서" 찾으려고 했다. 그 결과, 전ㆍ후기의 사이에는 '그림이론에서 게임이론으로의 전회'라고 불릴만한 단절이 있다.

고로 후기의 비트겐슈타인은 본질중심의 정의를 통해 제시하는 방식은 독단을 피하지 못한다고 고려해 ‘언어게임’과 ‘가족유사성’ 개념을 통해 언어의 의미를 설명하려 한다.

먼저 후기 비트겐슈타인이 '언어게임'에 주목한 까닭은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의 일상적 삶이 "삶의 형식"을 지향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언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서울대 교수 50인이 선정한 <인문고전 50선> 중의 하나인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 ‘언어의 의미와 철학의 본성을 깊이 탐구하고자 한 인물’인 비트겐슈타인의 인문고전을 국내의 한 출판사가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미있는 만화로 각색하여 출판한 것이 이채롭다.
▲ 서울대 교수 50인이 선정한 <인문고전 50선> 중의 하나인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 ‘언어의 의미와 철학의 본성을 깊이 탐구하고자 한 인물’인 비트겐슈타인의 인문고전을 국내의 한 출판사가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미있는 만화로 각색하여 출판한 것이 이채롭다.

 

그래서 세계를 설명하는 언어를 분명히 알기 위해서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생활습관과 행동을 함께 연구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언어의 다양한 사용법을 '언어게임'이라고 칭하며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언어의 도구와 사용법의 다양성, 단어의 문장 종류의 다양성을 논리학자가 언어의 구조와 관련해 주장해 온 바와 서로 비교하는 일은 흥미롭다."

즉 비트겐슈타인은 세계의 구조와 언어의 구조가 서로 일치한다는 처음의 생각을 버리게 된다. 여기서 그는 언어가 한 가지 뜻만 갖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된다는 것을 밝히고(의미의 다양성), 세계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그 언어가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게 된다.

요컨대 언어는 안개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 안개를 벗기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언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언어의 사용이론').

 

◇ 가족 유사성(Family Resemblance)

 

'가족 유사성'이라 함은 한 가족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각기 약간씩 차이를 보이면서 교차하는 방식으로 공유하는 속성들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예컨대 아버지는 A, B, C의 속성을 가지고 있고, 어머니는 B, C, D, 아들은 C, D, E, 딸은 A, B, E 라는 속성을 공유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여기서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어떤 공통된 속성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 가족의 구성원들은 서로 간에 교차하고 중첩되는 속성들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가족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그는 가족 유사성을 통해 일종의 유비를 제시함으로써 언어적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했다.

즉 가족 유사성에 대한 유비는 어떤 개념의 사용에 관한 명확한 경계를 제시하지는 않기에 독단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어떤 개념의 다양한 사용에 대한 정확한 기술 제시를 피하면서도 이들이 유사한 종류임에 대한 설명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장년 비트겐슈타인은 젊은 날의 자신을 부정한 적이 없다. 특수상대성이론을 이해한 사람에게 일반상대성이론의 이해는 오직 열정의 문제일 뿐이므로.

오늘날 말할 수 없는 것들은 여전히 '신비로운 세계'로 남아있다. 이는 침묵 속에 실재하며, 우연처럼 일상적인 삶의 형식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단 하나'에서 'N분의 일'로 겸손하게 고개숙이는 당신이 유빕이다.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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