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장품협회의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 상식’으로 보는 화장품 성분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화장품이 과학과 의학 등과 결합해 확고한 효능 효과를 내세우며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효과 기대도 높아지고 있으며 안전한 화장품 성분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함께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상식을 전달하거나 다양한 오해를 만들고 있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화장품협회는 화장품의 주요 성분임에도 안전성 이슈가 계속되고 있는 파라벤, 계면활성제, 나노물질과 나노기술, 내분비계 장애물질, 착색제, 프탈레이트, 향료 등 7개 성분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 상식’을 전달하고자 나섰다.
본지는 영국의 Thefactsabout과 미국의 CosmeticInfo의 자료를 번역하여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선 대한화장품협회의 발표 자료들을 토대로 파라벤, 계면활성제, 나노물질과 나노기술, 내분비계장애물질, 착색제, 프탈레이트, 향료 등 7개 성분에 대한 진실을 기획으로 정리해 보았다.
프탈레이트란?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필요한 첨가물로 장난감, 비닐 장판 및 벽지, 세제, 윤활유, 식품 포장재, 의약품, 의료용 혈액 주머니 및 튜브, 일부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제품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특히 프탈레이트는 수많은 소비재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하게 검토되어 왔다.
프탈레이트는 분자 구조의 어딘가에서 유사한 화학 물질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합된 각기 고유한 속성의 스펙트럼을 가진 물질군을 구성한다.
일부 프탈레이트는 유용한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일부 프탈레이트는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도 가지고 있다. 곰팡이에 영양가 있는 버섯과 독이 있는 버섯이 모두 포함되는 것 같은 의미다. 때문에 모든 프탈레이트를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판단이다.
일례로 프탈레이트라고 하면 위해성부터 생각하기 쉬운데 프탈레이트 계열의 일부는 실험용 동물에게 상당한 양을 투여했을 때 생식독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러한 계열의 프탈레이트 역시 적은 농도로 사용했을 때 인체 건강에 뚜렷한 위험이 없다고 해도 화장품 사용에는 금지되어 있다.
반면에 또 다른 일부 프탈레이트는 여전히 화장품에 사용되는 것이 허용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은 생식독성이 없다는 점이 강조된다. 과학계에서도 이러한 특정 성분의 안전성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다.
유럽에서 헤어스프레이를 포함한 화장품과 퍼스널케어 제품에 사용될 수 있는 주요 프탈레이트는 디에틸프탈레이트(DEP)가 대표적인 예다.
저명한 과학전문가 및 정부기관이 전 세계에서 실시한 모든 과학적 검토결과를 토대로 현재 사용 조건에서 화장품과 퍼스널케어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DEP는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DEP는 유럽집행위원회 산하 독립적인 과학전문가위원회(소비자과학위원회, SCCP)에 의해 검토되었으며, 2007년 3월에 SCCP가 화장품에서 DEP의 안전한 사용을 긍정적으로 승인했고, DEP의 사용을 위한 특정 경고 또는 제한을 가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사실 SCCP는 DEP의 안전성을 확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프탈레이트(미용 제품의 성분으로 금지된 것들을 포함)의 잔량이 다른 용도(예를 들어 포장으로 인한 용도)로 인해 제품에 존재할 가능성도 인정했다.
SCCP는 총 물질 또는 물질 당 최대 100ppm(100 만분의 1)의 잔류 프탈레이트가 소비자 건강에 위험을 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프탈레이트 마저도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고, 일부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들 때문이다.
프탈레이트, 화장품 업계에서 존재를 지우다
안전한 성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성분도 있는 프탈레이트를 왜 화장품에 사용하고 있었을까. 오래전부터, 화장품에 사용되어온 프탈레이트로는 앞서 언급한 디에틸프탈레이트(DEP)와 함께디부틸프탈레이트(DBP), 디메틸프탈레이트(DMP) 등이 있다.
DBP는 손톱이 덜 부러지도록 균열을 줄이기 위해 매니큐어와 같은 제품에서 가소제로 사용되며 DMP는 모발용 스프레이에 사용되어 머리카락에 유연한 막을 형성하여 촉촉하고 윤기 나는 머릿결에 도움을 준다.
또한 DEP는 향수의 용매로 사용되며, 알코올을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알코올 변성제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은 DBP와 DMP의 사용을 중단하고 있으며, 실제로 2010년 실시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화장품 분석 조사에 따르면 DBP와 DMP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DEP는 화장품에서 아직도 간헐적으로 사용되는 유일한 프탈레이트이지만, 그 사용 역시 매우 제한적이다. 실제로 퍼스널케어 제품의 수많은 제조사는 제품의 성분으로서 프탈레이트의 사용을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향료 안에 프탈레이트가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이도 잘못된 상식이다. 향료는 일반적으로 원하는 향을 얻기 위해 함께 혼합되는 수많은 개별 물질로 구성된다. 화장품에 향료가 포함된 경우 라벨에 개별 구성 요소를 모두 나열하지 않고 전성분 목록에 '향료' 또는 '향수'라는 단어로 표기된다.
이러한 방식은 유럽의 화장품 관련 안전 법규에 의해 법적으로 허용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일반적인 관행이기도 하다.
때로는 일부 사람들이 이를 그릇된 방식으로 성분을 ‘숨기는’ 방식이라고 주장하지만, 절대 사실이 아니다.
향료를 구성하는 모든 성분은 전반적인 제품의 안전성 평가의 일부로 매우 신중하게 평가된다. DEP의 경우는 법적으로 안전하게 향료 혼합물의 일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화장품 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물질은 화장품 향료의 구성 성분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프탈레이트는?
오늘날 화장품 업계에서 존재를 지워가고 있는 성분이지만 일부 상용되고 있는 프탈레이트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사용되어 왔던 디메틸프탈레이트(DMP), 디에틸프탈레이트(DEP) 디부틸프탈레이트(DBP)의 안전성은 미국 화장품원료검토위원회(CIR) 전문가 패널에 의해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
1985년 CIR 전문가 패널은 과학적 데이터를 평가하고 프탈레이트가 화장품 및 퍼스널 케어 제품에 사용하기에 안전하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2002년과 2005년에 CIR 전문가 패널은 예정된 성분 재평가의 일환으로 이들 성분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검토하고 궁극적으로 그 안전성을 재확인했다.
특히 현재 화장품 및 퍼스널 케어 제품에 여전히 사용되는 유일한 프탈레이트인 DEP는 과학계에서 인정받는 과학 전문가와 정부 기관으로부터 반복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 안전성을 인정 받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4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수입 및 국산 화장품에서 금지된 프탈레이트 성분이 검출되었으며 2005년 3월에도 PVC 장갑에서 디에틸렉실프탈레이트(DEHP)가 검출되는 등 프탈레이트로 인한 파동을 겪었다.
이로 인하여 식품용기에 프탈레이트의 사용이 금지되었고, 2006년부터 모든 플라스틱 재질의 완구 및 어린이용 제품에 디에틸렉실프탈레이트(DEHP)·프탈산 디부틸(DBP)·부틸벤질프탈레이트(BBP) 등 3종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는 나고 있다. 디에틸렉실프탈레이트(DEHP)·프탈산 디부틸(DBP)·부틸벤질프탈레이트(BBP) 등은 모두 금지되고 있지만 미국은 디메틸프탈레이트(DMP), 디에틸프탈레이트(DEP) 디부틸프탈레이트(DBP)를 모두 허용하고 있는 반면 유럽과 우리나라 화장품은 DEP, DMP만를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