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 올해 미국 화장품 시장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 감소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 소비재 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화장품 시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이 현지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2019년 약 930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였지만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록다운(lockdown), 여행 제한, 재택 근무 전환 등으로 올해 색조와 썬케어, 향수 제품의 판매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인위생 관리 수요 확대에 따라 비누, 손소독제 같은 세척 제품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가정 내 셀프케어 트렌드의 확산으로 스킨케어 제품도 비교적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팬데믹이 불러온 대규모 실업사태와 향후 불확실성의 확대에 따른 소비 위축은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의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미국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뷰티·퍼스널케어 시장규모는 917억6380만 달러로 전년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부 제품의 수요 자체가 감소한 데다 소비자들이 찾던 오프라인 소매 매장의 폐쇄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2021년부터 화장품 시장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주목 받는 시장도 있다. 유해성분을 배제하고 화장품의 안전성을 강조한 ‘클린뷰티’ 트렌드가 스킨케어를 넘어 뷰티·퍼스널케어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

수년간 스킨케어와 유아용제품, 헤어케어, 색조화장품에 첨가되는 파라벤과 황산염, 탈크, 페녹시에탄올, 향료 그 외 각종 유해 화학 방부제 성분의 퇴출 열풍이 거셌다.

제품 전성분 유해성을 고려하는 이러한 소비자 행동은 데오드란트나 썬케어 제품 등 뷰티·퍼스널케어 전 품목에 거쳐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클린뷰티의 인기는 뷰티 제품의 소비자 접근 방식도 바꾸고 있다. 피부에 유익한 성분의 첨가나 과학적 포뮬러를 크게 강조했던 과거와 달리 ‘Free from’으로 배제 유해성분을 알려 클린뷰티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클린뷰티는 다수의 소규모, 신생 브랜드가 주축이 되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대기업 제품과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과 클린뷰티 철학이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가 새롭고 특별한 것을 시도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자의 니즈에 잘 부합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소규모 클린뷰티 브랜드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뷰티기업의 클린뷰티 기업 인수도 활발해 지고 있다.

지난해 시세이도는 세포라에 입전한 인기 클린뷰티 스킨케어 브랜드인 드렁큰엘리펀트를 인수했고, e.l.f는 클린뷰티 색조 브랜드인 W3LL을 올해 2월 인수했다.

이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려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업계에서 꾸준히 관심을 받아온 지속가능성의 가치가 대두될 것으로 보이는 것.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공정거래 문제에 많은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고, 실제로 이러한 가치는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테크 기업 Genomatica가 지난 6월 16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설문 응답자의 85%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전만큼 고려하거나 더욱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성의 가치 실현은 뷰티·퍼스널케어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기업의 숙제가 됐다. 제품의 원료 소싱과 제조과정에서 자연파괴 최소화, 탄소·오염수 배출 감소 등의 방법을 연구하고, 재활용 혹은 재사용 가능한 패키징 개발로 쓰레기 배출량을 최소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 치약 브랜드 콜게이트-파몰리브는 재활용이 가능한 치약 튜브를 개발하고 패키징 포뮬러를 경쟁사와 공유했다.

콜데이트 측은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소재로 개발까지 5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손으로 짜서 사용하기 불편한 HDPE의 단점을 보완한 패키징으로 사용자의 편의와 환경을 생각한 제품이라고 기업 측은 설명했다.

 
 

‘쓰레기 배출 제로’(Zero Waste)에 도전한 화장품 기업도 있다. 색조 화장품 브랜드 RMS 뷰티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제품 패키징을 만들고 제조과정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100% 풍력 발전에 의존한다.

일회용 용기 사용을 지양하고 리필해서 사용하는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티에리 뮈글러와 랑콤 향수 리필 서비스를 시작했고, 겔랑, 본드넘버9 뉴욕, 아워글래스 같은 색조 브랜드들은 리필 가능한 립스틱을 출시했다.

이와 관련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은 “미국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시장의 매출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가정 내에서 피부나 모발을 직접 가꾸기 원하는 셀프케어족이 늘어나고 있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세정제 수요 증가는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지속된 클린뷰티와 지속가능성의 가치는 해가 갈수록 소비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국 진출 기업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단계부터 홍보·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의 화장품 유통 환경도 변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의 소매 유통도 온라인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전체 시장에서 전자상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액은 전체의 7.2%였으나 2019년 15.4%로 그 비중이 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비중은 82.1%에서 75.3%로 감소했다.

온라인을 통한 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D2C)의 뷰티·퍼스널케어 브랜드의 증가도 눈여겨볼만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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