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장품협회의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 상식’으로 보는 화장품 성분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화장품이 과학과 의학 등과 결합해 확고한 효능 효과를 내세우며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효과 기대도 높아지고 있으며 안전한 화장품 성분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함께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상식을 전달하거나 다양한 오해를 만들고 있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한화장품협회는 화장품의 주요 성분임에도 안전성 이슈가 계속되고 있는 파라벤, 계면활성제, 나노물질과 나노기술, 내분비계장애물질, 착색제, 프탈레이트, 향료 등 7개 성분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소비자를 위한 화장품 상식’을 전달하고자 나섰다.

본지는 영국의 Thefactsabout과 미국의 CosmeticInfo의 자료를 번역하여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나선 대한화장품협회의 발표 자료들을 토대로 파라벤, 계면활성제, 나노물질과 나노기술, 내분비계장애물질, 착색제, 프탈레이트, 향료 등 7개 성분에 대한 진실을 기획으로 정리해 보았다.

나노 기술과 나노 물질이란?

 
 

나노 물질과 나노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 자주 듣는 말이지만 사실 정확하게 이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나노’는 난쟁이 또는 극히 작은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말이다. 오늘날 과학에서 ‘나노’라는 용어는 매우 작은 측정단위를 나타내는데 사용되며, 나노미터는 1 미터보다 10억배 정도 작은 것을 의미한다.

‘나노 기술’이란 원자와 분자 및 초분자 크기로(즉, 나노 규모) 물질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용어다.

오늘날 나노 기술은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인 과학 분야로서 혁신적인 수많은 방식으로 미래에 잠재적인 혜택을 제공 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미 내화성 플라스틱이나 섬유와 같은 신소재를 생산하는데 사용되어 왔으며 식품을 신선하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패키징(Intelligent Packaging)에도 사용되고 있다.

‘나노 물질’이란 일반적으로 나노 크기의 개별 파트나 차원으로 이루어진 물질을 말한다. 최근 화장품에서 나노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나노 물질은 항상 존재 해왔다.

우유는 지방 입자의 작은 물방울이 물에 부유하는 나노에멀젼의 한 예이며 리코타 치즈는 본질적으로 우유 단백질의 나노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나노 입자는 실제로 모든 물질의 '구성 요소'인 분자보다 훨씬 크다.

자연 역시 나노 물질과 나노 구조물로 가득하다. 수없이 다양한 금속의 나노 입자와 나노 구조는 주위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나노 입자는 인간의 모든 역사를 통해서 자연적으로 발생해왔다. 화산재, 바다의 물보라, 미세한 모래와 먼지에서 발견되며 용접을 하거나 나무가 탈 때 발생하는 연기와 같은 인간 활동의 부산물로도 발생되고 있다.

그렇다면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나노 물질은 무엇일까? 화장품에 사용되는 특정 성분을 이제는 나노 물질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성분들은 수년 동안 안전하게 사용되어 왔지만 지금은 ‘나노 물질’로 간주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나노 물질 중 하나는 티타늄다이옥사이드(TiO2)다. 티타늄다이옥사이드는 자연 환경에 존재하는 광물이다. 티타늄다이옥사이드는 분쇄되거나 합성될 수 있어서 마이크로 크기로 입자를 생성하거나, 보다 더 작은 나노 물질로 입자를 생성할 수 있다. 나노-티타늄다이옥사이드 또한 자연에 존재한다.

티타늄다이옥사이드는 자외선을 반사시키거나 산란시키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에 사용되어 왔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나노 형태의 경우에는 발림성이 좋고 백탁 현상을 감소시켜 피부를 투명하게 만드는 제품 처방에 있어서 장점도 제공한다.

제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의 모습과 느낌이 자외선차단제 선택 시 소비자에게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나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화장품 착색제인 카본 블랙은 나노 형태로 사용될 수 있으며 안료 입자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어떻게 색상의 강도와 불투명도를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 중 하나다.

기타 여러 미네랄 물질의 나노입자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미네랄 물질은 다양한 크기의 입자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1~100nm 크기의 물질만 나노 물질이다.

나노 물질의 실제 법적 정의는 논란의 대상이기도 하다. 화장품에 사용하려는 나노 물질은 유럽연합의 화장품 관련 법규에 따라 ‘1~100nm’ 범위의 크기로, 하나 이상의 외부 차원 또는 내부 구조를 갖는 불용성 또는 생난분해성 및 의도적으로 제조된 물질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나노를 이야기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나노에멀젼과 나노좀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우선 나노에멀젼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유는 지방 입자의 작은 물방울이 물에 부유하는 나노에멀젼의 좋은 예다.

화장품의 나노에멀젼은 보습제처럼 피부에 영양을 주는 오일 함량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작은 물방울과 기름방울을 말한다. 이렇게 처방된 보습제는 너무 걸쭉하거나 끈적거리지 않는 산뜻한 느낌을 제공한다.

나노좀은 더 이해가 쉽다. 일부 제품, 예를 들어 일부 고성능 보습제는 손상되기 쉬운 성분이 분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노좀(때로는 리포좀이라고도 함)이라고 불리는 작은 포켓과 같은 구조를 사용한다.

나노에멀젼과 나노좀은 피부에 도포 시 분해되어 내용물을 표피층으로 방출한다. 그리고 피부에 도포 시 용해되어 분해되므로 화장품에 사용하는 나노 물질의 법적 정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나노 물질은 안전한가?

 
 

화장품에 사용되는 나노 물질의 안전성은 사실 여전히 논란거리다. 하지만 정확한 규제가 마련되어 있어 해당 규제가 지켜진 제품은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실 화장품에 나노 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예를 들어 티타늄다이옥사이드 (TiO2)와 징크옥사이드(ZnO)의 나노 입자는 수년간 자외선 차단제에 사용되어 왔다.

오늘날의 자외선 차단제는 주로 나노 입자를 사용하고 있다. 더 큰 입자를 가진 이전의 불투명한 자외선 차단제보다 발림성이 좋은 것이 강점이다.

또한 부드럽게 피부에 바른 다음 보호 장벽을 형성하게 한다. 이와 같이 제품의 사용감과 질이 개선되어 많은 소비자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성분이다.

그렇다면 화장품에 사용되는 나노 물질은 안전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국제 전문가 단체가 나노 물질에 대한 평가를 완료했고 나노 물질이 사용하기에 안전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의 소비자안전 과학위원회(SCCS)는 2012년 ZnO와 2013년 TiO2의 나노 형태에 대한 권장 사항을 발표했다. 명시된 특정 조건 안에서 두 가지 물질 모두 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다.

마찬가지로 캐나다 보건부는 2013년에 자외선 차단제 모노그래프(monograph)를 개정하여 나노징크옥사이드와 나노티타늄다이옥사이드를 모두 사용 가능한 성분으로 결론지었다.

호주 의약품청은 기타 국제 규제 기관의 문헌 및 작업을 검토한 2013년 의견에서 TiO2 및 ZnO의 나노 입자가 자외선 차단제 성분으로 사용될 때 해를 끼칠 수 없다는 2006년의 결론을 재확인했다.

2012년 미국 FDA는 미크론(micron) 크기의 TiO2를 사용한 자외선 차단제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FDA는 나노 ZnO가 함유된 자외선 차단제를 국소적으로 발랐을 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노 입자의 피부 침투 가능성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문헌을 발표하기도 했다.

FDA는 더 나아가 가상의 위험성에 반하는 점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함으로써 대중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국제화장품규제협력체(ICCR)에서도 유사한 결론에 도달했다.

기존의 화학 물질에 사용되는 현행 위험성 평가 표준(노출 수준 평가, 위험요인 파악 및 위험 특성화에 근거한 평가 표준과 위험 특성화에 이어지는 평가 표준)은 나노 물질에도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방법은 나노 입자의 독특한 물리 화학적 특성을 고려하여 응용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나노 물질의 전반적인 위험성 평가는 기존의 화장품 성분 평가와 다르지 않다. 화장품의 특정 나노 물질이 정성적 및 정량적 관점에서 잘 묘사되고 적절한 독성학적 데이터가 있는 경우, 나노 물질 함유 제품의 위험 특성화를 기존 성분 함유 제품보다 본질적으로 더 높은 불확실성과 관련성에 있어서 고려해볼 그 어떤 이유도 없다.

이와 관련 영국의 Thefactsabout은 “나노 기술에 관한 공개 토론에서 환경과 인체 건강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었지만 각각의 물질을 사례별로 고려해야 되며 모든 나노 물질을 ‘안전하지 않은 잠재적인 물질’로 따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면서 “무엇보다 화장품 관련 법규를 통해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제품은 반드시 안전성 평가를 거치도록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피부를 통한 나노 입자의 침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화장품은 제품 성분이 피부 또는 모발의 적절한 부위에 전달되도록 신중하게 처방된다”면서 “실제로 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화장품 용도에 사용되는 나노 입자는 피부가 손상된 경우에도 사람의 피부를 통해 침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고 안전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CosmeticInfo 역시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가이드 라인을 통한 연구결과와 현재 20년 이상 사용한 제품의 이력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린 가장 논리적이고 직접적인 결론은 나노구조의 TiO2와 ZnO가 안전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화장품에 사용되는 주요 나노 물질의 안전성은 검증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큰 것도 사실이다.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살생물제·식품·화장품 출시 전 신고와 허가를 받아야하고 제품 원료성분명 뒤에 ‘나노’를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업의 자율에 맞기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미 사용되고 있는 몇몇 대표 성분에 대한 안전성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고 해도 다른 성분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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