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40주면 내한공연 개막, “우리가 무대 위 고양이들에게 매료되는 이유”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그거 재미있니?” 뮤지컬이나 연극, 영화 등을 보고 오면 리뷰를 쓰는 것이 이제는 하나의 일이 되었지만 그 감동을 그대로 전하기는 쉽지 않다. 20여년에 가까운 기자 생활임에도 취재 후 글로 표현하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그대로의 사실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낀 감정을 담아야 할 때는 더욱 더 힘들다.

늘 혹자들의 질문은 간단하지만, 이에 대한 답을, 내가 느낀 것을 글로 표현해 전달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이미 누군가에게 잘 알려진 것이어도 그렇다. 이미 몇 번의 내한공연을 본 뮤지컬 ‘캣츠’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인들은 묻는다. ‘그거 어때?’ 그때 마다 나는 그냥, ‘고양이들이 자기 소개하는 거였어’라는 짧은 답변을 준다. 그렇게만 말하면 분명, ‘그게 뭐야?’, 또는 ‘재미없겠네’라는 반응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내 대답은 늘 같았다. ‘설마... 한번 봐봐’

모두가 아는 작품이고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들이 갖는 공통점이 있다. 누군가에게 듣는 것만으로는 다 알 수 없는 감동이 있다. 직접 보는 것이 바로 정답이다.

그럼에도 뮤지컬 ‘캣츠’의 리뷰를 쓰려고 한다. 매번 성의 없는 공연 평으로 지인들에게 기대감을 반감시켰던 미안함을, 40년이나 된 무대 위 고양이들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담아 처음으로 캣츠에 대한 진지함을 이야기 해본다.

뮤지컬 캣츠는?

 
 

뮤지컬을 보러 가는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공연을 보기 전에 해당 공연에 대한 원작을 시작으로 넘버, 배우 등 다양한 정보를 공부하고 가는 이들과 아무런 사전 정보나 준비 없이 공연 그대로를 느끼기 위해 가는 이들이다.

물론, 둘 다 상관은 없다. 뮤지컬 공연장에서 느끼는 감정이입이나 느끼는 감정은 언제나 다르기 때문이다. 캐스팅에 따라서도, 공연장, 연출이나 무대, 하다못해 그날의 날씨에 따라서도 느끼는 것이 다르다.

그럼에도 나는 공연을 보러가는 이들에게 공연 정보를 기본적으로는 알고 가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이들이 느낄 수 없는 감동이나 감정들을, 그리고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지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니아들은 캐스팅별로 한 공연을 여러번 보기도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 높은 뮤지컬 티켓 가격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뮤지컬 캣츠 역시 사전에 공연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는 것이 공연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난 40년간 전 세계 30개국 300개 도시, 8천만명이 관람한 명작이다. 세계적인 대문호 T.S.
엘리엇의 시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빚어진 무대 예술, 역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안무, 불후의 명곡 ‘메모리 (Memory)’를 비롯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으로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전 세계 뮤지컬 시장을 뒤흔든 메가 히트 작품 Big4 뮤지컬의 신화의 첫 작품으로 토니상, 올리비에상, 드라마데스크상, 그래미 상 등 전 세계 유수의 상을 석권한 작품이기도 하다.

 
 

각양각색 고양이의 삶을 통해 전해지는 인생의 깊이 있는 메시지는 40여년간 전 세대에 걸쳐 대물림되어 지금도 변함없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뮤지컬 ‘캣츠’는 국내에서도 단 한차례의 시패도 없는 이례적인 흥행 불패를 기록해 온 작품이다. 1994년 정식 초연 이후 2003년부터 정식 계액을 체결한 ‘캣츠’는 3~4년 마다 꾸준히 공연되며 국내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았다.

2017년에는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200만 누적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단 1,450회라는 최소한의 공연으로 세운 기록으로 대한민국 인구 25명당 1명, 8가구당 1명꼴로 이 공연을 본 것이다.

이쯤 되면 왜 뮤지컬 ‘캣츠’가 왜 전세계인들에게 인기를 모은 것인지 궁금해질 것이다. 더불어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하지만 아직 ‘캣츠’의 매력을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 아직도 공연을 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연 보기 전에 알면 좋을 것들...

 
 

뮤지컬 ‘캣츠’는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라 내용을 이야기 한다고 해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다. 캣츠의 진정한 매력은 스토리가 아니라 무대 위에서 생동감 있게 뛰어 다니는 고양이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와 넘버가 시작이자 끝이다.

화려한 무대와 퍼포먼스, 고양이로 분한 20여명 배우들의 하나하나 살아 있는 동선과 안무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기본 상식 없이 느끼는 감동은 반뿐이다. 더 많은 감동과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먼저 뮤지컬 ‘캣츠’의 탄생을 알아보자.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찬사를 받는 ‘캣츠’는 T.S 엘리엇의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72년 공항에서 유연히 책을 손에 넣은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이 시집으로 뮤지컬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

특히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엘리엇의 부인, 발레리 엘리엇과의 만남을 통해 엘리엇의 시집에서 삭제된 내용을 얻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시집과는 또 다른 모습의 뮤지컬을 만들어 내게 됐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이름에도 나름의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 마법사 고양이 미스토펠리스는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서 따온 이름이며, 도욱 고양이 럼플티저는 독일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신출귀몰한 도깨비 롬펠슈틸츠헨을 떠오르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무대 위에서 궁금증을 자극하는 젤리클 고영이와 폴리클 개라는 종도 사실 엘이엇이 만들어 낸 것으로 젤리클 고양이는 귀여운 고양이(Dear Little Cat)를, 폴리클 개는 불쌍한 강아지(Poor Little Dog)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뮤지컬 ‘캣츠’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고양이 그리자벨라는 시집에서 ‘외로운 고양이 그리자벨라’ 단 여덟줄의 짧은 내용을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한 것이며 무대 위에서 사회자로 등장하는 고양이 멍커스트랩은 원작에는 없던 고양이를 새롭게 만들어 낸 것이다.

뮤지컬 ‘캣츠’에 매료되다

 
 

뮤지컬 ‘캣츠’ 공연 관람에 앞서 간단한 지식을 습득했다면 이제 무대 위 고양이들과 만날 차례다. 일단 무대부터가 남다르다. 뮤지컬 ‘캣츠’와 함께 명작으로 거론되는 ‘팬텀’에서도 느낄 수 있듯 명작만이 갖는 무대가 있다.

화려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무대가 바로 그것이다. 뮤지컬 ‘캣츠’의 무대 역시 고양이의 시선으로 확대된 골목의 쓰레기장(Junkyard)으로 디자인된 무대 세트 속 자동차 보닛(본네트), 하수구 구멍, 세탁기, 신문 폐지 속에 숨겨진 공간 등 쓸쓸하면서도 역동적인 고양이들의 세계를 보여 준다.

그리고 실제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각각의 고양이들의 의상과 분장, 화려한 퍼포먼스와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 매너까지 하나도 놓칠 것이 없는 무대가 이어진다.

물론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여지는 넘버와 열정 어린 배우들의 연기도 뮤지컬 ‘캣츠’의 매력 포인트다.

샤롯데시어터라는 공간도 인상적이다. 어떤 각도, 어떤 자리에서 보느냐에 따라서도 감동이 달라지는 뮤지컬인 만큼, 공연장도 매우 중요한 요소. 올해 40주년 기념 공연이 열린 샤롯데시어터는 그 인지도 만큼 객석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이 다르다. 한마디로 어느 자리에서도 잘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왕 뮤지컬을 본다면 뒷자리도 상관없으니 중간 자리에서 보길 권한다. 무대 모두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성을 고려한 여러 가지 장치도 인상적이었다. 우선 무대와 객석의 안전거리를 유지 하기 위해 객석 1열을 판매하지 않았고, 배우들의 객석 이동 동선도 최소화했다.

작품 고유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되 코로나19 환경에 맞는 연출 가미해 객석을 활용한 퇴장은 거대한 고양이 놀이터로 재현된 무대 곳곳을 활용했으며 극 흐름상 객석을 통과해야 하는 몇 장면은 ‘메이크업 마스크’ 착용하고 고양이들이 등장했다.

 
 

이쯤 되면 좀 성의 있는 리뷰가 됐을까. 고양이들의 이야기들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명작만이 갖고 있는 시대와 공간, 국가와 언어를 초월한 감동이 있다. 고양이들의 매력 속으로 빠질 수 있는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은 오는 11월 8일까지 샤롯데시어터에서 진행된다. 아직 한번도 보지 않은 이들이 있다면, 한번쯤 고양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보자.

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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