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류는 지난 6000년 동안 개발하고 처방해온 약물(Drug) 중심의 진료체계를 벗어나야 할 때다”

 

▲ 데카르트(왼쪽)와 쟈크라캉. 그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인간 상실의 위기를 존재의 회복과 자아실현의 의지로 극복하려는 철학적 사유 때문이다.
▲ 데카르트(왼쪽)와 쟈크라캉. 그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인간 상실의 위기를 존재의 회복과 자아실현의 의지로 극복하려는 철학적 사유 때문이다.

◇인류 존재의 근본적인 사유와 성찰의 계기가 된 코로나19 

21세기에 들어와, 인류에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혹독한 대가를 치르면서 절실하게 맛보도록 만든 것이 코로나(COVID-19)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코로나의 순기능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인류에게 존재 상실감을 안기면서 근본적인 사유와 성찰을 도모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성경(전도서 1장 2절)의 기록처럼 허무함을 느낄 때, 인간만이 존재의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데카르트(Descartes, 1596∼1650)는 성찰을 통하여 근대적 사유의 세계를  열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라는 명제는 신으로부터 출발한 객관적 근거가 없는 주장을 신앙으로 강요하는 중세적 스콜라 철학에 대항하여 ‘생각하는 나(사유주체)’, 즉 ‘인간의 의식’을 전면에 내놓았다는 점에서 확실히 근대 정신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그렇다고 사유가 끝난 것이 아니다. 현대 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 자크 라캉(Lacan, 1901~1981)은, 세계(상징계)는 언어로 구성되어 있고 언어가 사람을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주체, 즉 언어에 의해 “생각당하는” 주체임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즉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고로 나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I think where I am not, therefore I am where I do not think).” 

이는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 사유(思惟)의 주체)를 뒤집은 것이다. 또한 그는 프로이트(Freud. 1856~1939)와는 달리, 인간의 내면세계인 무의식이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고 보았다. 이는 무의식이 언어분석을 통해 접근 가능함을 시사한다. 모든 인문작업은 욕망의 투사이기에 인간 주체의 무의식관련 내용으로 점철되기 마련이다. 

고로 '욕망기계'인 우리는 언어 기호로 채워진 인문학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보이지 않았던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욕망을 파헤치고 들춰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무의식’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현대는 욕망의 시대가 되었고, 존재의 질문에 대한 응답 명제도 바뀌었다 : "나는 욕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I desire therefore I am)."  

그런데 문제는,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것이다. 고로 자기의 순수욕망과 타자(他者)의 욕망을 분별해야 한다. 타자의 인정이 본질이 아니기에, 순수욕망과 타자욕망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가역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인정투쟁의 전선에서 성공적인 삶을 누려야 한다. 이것이 존재상실의 시대에 요구되는 존재회복이고, 자기실현이다. 

◇코로나 사태로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약물중심의 의학적 처방 

둘째, 팬데믹에 관한 한, ‘사회약료가 현대의료에 앞선다’는 필자의 명제를 현실에서 확실하게 입증해 주었다는 점이다. 이는 코로나로 말미암아 현대의료의 허구성(코로나 앞에서 속수무책임)을 단번에 드러내었고 한계상황에서 사회약료가 훨씬 유효함(나름 최적화 요법임)을 뜻한다. 

바야흐로 2014년, 필자가 일생을 전념하여 개발에 성공한 약이 바로 '사회약(Social Medicine)'이고, 그 치료법이 사회약료(Therapy of Social Medicine)이다. 지난 6000년 동안 인류가 개발한 처방(약)은 모두 약물(Drug)이었다. 1948년에 창설된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그 이사회에서 1998년 1월, 제101차 세션으로 건강의 정의를 아래와 같이 새롭게 결의하였다.  

“Health is a dynamic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spiritu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

(건강이란 육체적, 정신적, 영적 및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역동적 상태이지 단순히 질병이나 병약함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 미국질병예방센터(CDC)가 제시한 코로나 균 이미지. 中正은 ‘사회약료가 현대의료에 앞선다’는 명제를 통해 약물치료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의 방역체계를 사회약료로 보완할 것을 주장한다.
▲ 미국질병예방센터(CDC)가 제시한 코로나 균 이미지. 中正은 ‘사회약료가 현대의료에 앞선다’는 명제를 통해 약물치료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의 방역체계를 사회약료로 보완할 것을 주장한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유효한 WHO의 건강 정의를 따르면, 필자가 주창한 사회약이야말로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인의 육체와 정신은 물론이고 영적ㆍ사회적 측면까지 모두 포함하는 진정한 약의 세계를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사회약료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약에 관한 한, 인류는 중세의 암흑기처럼 어두운 세계에서 살아온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약을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어두움을 밝힌 셈이다. 고로 이는 인문작업(人文作業)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핵심인 현대의료가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약물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면, 사회약료는 그 여백인 ‘사회약을 중심으로 건강을 돌보는 체계’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무한영역이다. 

현대의료의 약물치료는 개인의 건강에 국한되나, 사회약료는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건강하게’(이하 ‘인아사건’)라는 기치를 내걸고 개인을 넘어 마침내 사회까지 ‘매듭 없이 치료하는’ 신개념 요법(Seamless Therapy)인 것이다. 

사회약료는 이제 필자의 바람처럼,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잘 스며들어 있다. 누룩이 퍼진 밀가루 반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풀어 오르게 되어있고 흥미는 덤이다. 특히, 2020년 현재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에 대한 사회약료적 접근방식이 전세계를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론과 실제에서, 이를 밝혀주고 있다.  

예컨대 격리, 마스크 착용, 손씻기, 선글라스 및 비닐장갑 착용, 숙면, 스트레스 줄이기 등은 “가성비 최고”의 요법이다. 

왜냐하면 핵심 사회약인 ‘격리’에 의한 초기대응만 잘 했어도 정부가 편성한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은 전혀 상상할 수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수영장의 물이 빠지는 “그날이 오면” 수영복을 입은 자와 입지 않은 자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약물(Drug) 위에 사회약(Social Medicine) 있다” 

이번 코로나의 창궐로 사회약료의 진가와 진면목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사회약이야말로 ‘약의 황제’임이 입증된 셈이다. 즉 ‘인아사건’의 사회약은 어두움을 밝히는 천하지대약(天下之大藥. 이제마)이다. 고로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 ‘약물(Drug) 위에 사회약(Social Medicine) 있다.’ 

마침내 필자도 라캉처럼, '약물 위에 사회약 있다'는 명제로 코로나에 대한 방역주체를 뒤집었다. 이는 비트겐슈타인처럼, 세계와 언어의 한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말할 수 있는 것은 더욱 명료하게 말하고,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침묵하는 편이 옳다고 동의했기 때문이다(올댓사회약료). 

이처럼 의식과 무의식 세계를 꿰뚫는 망원경과 현미경을 장착한 이중안경을 통하여 존재와 인식의 차원으로 보면, 21세기에 들어와 마침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이 한마디는 오류와 의문이 완전히 소거됨으로써 20세기의 '빛이 휜다'는 주장과 17세기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Eppur si muove)’는 독백과 일치한다. 베리타스 룩스 메아(VERITAS LUX MEA). 오직 진리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 것이다. 

노벨상에 빛나는 수많은 과학자들은 모두 어디에 있고 왜 침묵하고 있는가.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 필자 한병현 : 서울대 약학대학 및 동 대학원 졸. 미국 아이오와대 사회약학 박사. 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단장. 前아시아약학연맹(FAPA) 사회약학분과위원장. 前사회약학연구회 회장. 前대통령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국제학술지 ‘AIMS Medical Science’ 前객원편집장. 現유빕공동체 대표. 現압구정 예주약국 대표. 現BOC(방앤옥컨설팅)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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