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대한민국 화장품 기술력을 입증한 제품…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 사진=아모레퍼시픽
▲ 사진=아모레퍼시픽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90년대 말,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은 뜨거웠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으로 대변되는 화장품 선두 기업들이 잇달아 히트 제품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으며 대한민국 화장품 시장의 판도를 바꾼 선밤, 비비크림, 쿠션 등이 탄생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화장품 방문판매 유통이 최고점을 찍었고, 외환위기 속에서도 다양한 혁신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던 시기였다.

국내 화장품 시장을 풍미했던 화장품 전문점들이 카드대란과 외환위기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화장품이 출시되었고 2002년 화장품 브랜드숍 유통 탄생의 초석을 만들던 시기이기도 했다.

레티놀 화장품은 그때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이 3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고농도의 순수 레티놀 제품의 상품화에 성공하면서 1997년 아이오페 브랜드로 ‘레티놀 2500’을 선보인 것이다.

당시 제품의 인기를 놀라왔다. 최근에는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단일 품목 연간 1000억원 판매가 일반화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100억 판매에 모든 화장품 기업들이 주목을 했을 시기. 해당 제품은 10년간 국내 기능성화장품 시장을 평정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국내 화장품 기업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은 물론 4번의 리뉴얼을 통해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켰고,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전인화, 이영애, 이나영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보았다.

▲ 사진=아모레퍼시픽
▲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에 따라 아이오페의 레티놀 화장품은 비비크림이 인기를 모으기 전 마몽드의 토탈솔루션,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 더블이팩트, 선밤 등과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독주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레티놀 화장품은 4번의 리뉴얼을 통해 ‘레티놀TX’가 만들어졌을 당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다양한 유사 제품 홍수 속에서 시장을 완벽하게 정리했으며 아이오페는 물론, 아모레퍼시픽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위명을 날렸다.

그런 레티놀 화장품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아모레퍼시픽이 아이오페를 피부과학, 코스메슈티컬 등의 새로운 브랜드 컨셉으로 탈바꿈 하는 시도에 나선 것.

아이오페랩으로 대변되던 이 시도는 아이오페의 주력 제품들을 바꾸어 놓았다. 다양한 혁신 제품들을 만들어 냈으며 이는 맞춤형화장품 시장 선두 브랜드라는 타이틀까지 갖게 했다.

하지만 이 시도는 반 정도의 성공이었다. 브랜드 이미지는 바꾸어 놓았지만 레티놀 화장품 이상 가는 화제의 히트 제품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다. 물론 2008년 출시되어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12년 이후 대한민국 화장 문화는 물론 세계 화장 문화를 바꾸어 놓은 쿠션 화장품이 있었다.

이 제품 역시 아이오페, 더 나아가 아모레퍼시픽의 확고한 기술력을 입증한 동시에 K-뷰티의 위상을 드높인 제품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스킨케어 브랜드로서 쿠션 팩트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더불어 확고한 기술력과 오랜 연구개발을 통한 인지도가 있었지만 오늘날 쿠션 팩트는 원조라는 타이틀만 남았을 뿐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유사 제품을 정리하지 못했다.

▲ 사진=아모레퍼시픽
▲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가 쿠션 화장품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현재 춘추전국 시대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티놀 화장품의 재등장은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다. 초심을 강조했던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기치와 부합되며 명품 화장품이 갖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도 일맥상통하는 가치가 있다.

또한 최근 국내는 물론 세계 스킨케어 시장에서 단연 주목되는 안티에이징, 항산화 등의 시대적인 요구와도 부합된다.

현재 이른바 명품 화장품이라고 불리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대표 상품들은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100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계속해 업그레이드해 탄생된 대표 성분들, 특유의 향 등은 어떤 기술로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가 독자 기술로 개발했고, 확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도 부합되는 레티놀 화장품의 부활에 나섰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나도 시간을 따라 잡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이란 경험과 경륜은 오직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 된다.

▲ 사진=아모레퍼시픽
▲ 사진=아모레퍼시픽

어려운 시기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명사 아이오페. 그리고 이를 대변했던 레티놀 화장품의 부활이 아모레퍼시픽은 물론, 국내 화장품 시장의 또 다른 전성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그리고 국내에도 세계를 대표하는 명품 화장품이 만들어 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오늘이다.

동시에 90년대 말 대한민국 화장품을 풍미했던 마몽드의 토탈솔루션, 이자녹스의 선밤과 더블이펙트 등의 추억의 화장품들이 다시 고객들과 만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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