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을 기약하며 사랑과 평화, 화해와 용서의 불빛으로 가득 찬 인천 동인천역 북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인천 동구청)
▲ 2020년을 기약하며 사랑과 평화, 화해와 용서의 불빛으로 가득 찬 인천 동인천역 북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인천 동구청)

◇ 사랑과 용서는 크리스마스의 교훈

▲노규수<법학박사. 해피런창립자>
▲노규수<법학박사. 해피런창립자>

올해 크리스마스는 비교적 차분해 보였습니다. 거리에서나 방송에서나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지 않은 건 음악저작권 때문이라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의 경기침체가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해석도 합니다.

온 세계가 기뻐하는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일’이라기보다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합니다. 서기 313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면서 기독교를 공인하게 되었는데. 예수님 탄생일에 대한 문헌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당시 12월25일의 태양절을 기념일로 정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크리스마스가 시작됐습니다. ‘하늘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라는 예수님 탄생의 성경 기록대로 아기예수가 이 땅에 오심으로 “원수도 사랑하라”는 삶의 가치관을 온 인류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과 용서는 하늘의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누구나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살던 시대의 이스라엘 율법에는 간음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는 사회적 형벌이 있었습니다. 그 같은 상황이 실제 벌어진 날, 예수는 ‘간음한 여자’를 둘러싼 군중들을 향해 외쳤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그 말은 군중들의 가슴에 사랑과 평화, 화해와 용서의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돌을 들었던 사람들은 하나 둘씩 손을 내려놓았습니다. 아무도 그 여자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슬금슬금 현장을 떠났습니다. 하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그 여인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말라”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돌로 쳐 죽여야 할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과연 어떤 죄를 지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도덕적 잘못인지, 법률적 잘못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재판장이 되어 죄인을 심판합니다. 간음한 여자에게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만, 무조건 죄인으로 몰아 돌을 던져 상처를 입히는 것은 결코 정당화 되지 않습니다. 우선 나 자신부터 되돌아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탈출에 성공한 모세. 그의 앞에는 이집트 군사들의 추격과 홍해라는 바다가 있었지만 믿음과 의지로 극복했다는 것이 성경의 기록이다.
▲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탈출에 성공한 모세. 그의 앞에는 이집트 군사들의 추격과 홍해라는 바다가 있었지만 믿음과 의지로 극복했다는 것이 성경의 기록이다.

◇ 훌륭한 리더는 흔들리지 않는다

예수가 이 땅에 오기 전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에서 해방시킨 인물이 있습니다. 모세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떠났습니다. 그의 리더십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뒤쫓아 오는 이집트 군대의 손아귀에서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나안 땅으로 가는 도중 이스라엘 백성들은 걸핏하면 모세를 비난하고, 죄인으로 몰았습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에서조차 백성들은 모세를 향해 마실 물과 먹을 양식을 요구했습니다. 당장 내놓지 않으면, 또 조금만 늦게 주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더욱 말이 안 되는 것은 먹을 양식을 구해 주어도 양고기가 없다, 신선한 야채가 없다고 불평하는 것입니다.

모세는 어느 날 하느님께 죽고 싶을 정도라고 솔직히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저들을 떠나 혼자 살고 싶다는 마음도 품었습니다. 믿고 일을 맡겼던 사람들까지 근거도 없는 모세의 잘못을 만들어 소문냈기 때문입니다.

일반 백성도 아닌,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모여 모세의 아내가 천한 이방인이라고 수군대기도 했습니다. 또 모세는 자격도 없는데 욕심만 많아 높은 지위를 갖는 대신 자신들에게는 보잘 것 없는 자리만 준다고 불평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모르는 사람이 정말 모르고 욕하는 것은 참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믿었던 리더들이 손가락질 하거나, 근거 없는 말을 퍼뜨려 궁지로 몰아넣은 것은 참기 힘든 일입니다. 모세는 정말 죽고 싶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모세는 모세였습니다. 모든 것을 참고 이겨 냈습니다.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서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들의 행복을 위해 일했고, 결국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땅으로 이끈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났습니다.

2019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입니다. 필요한 것은 화해와 용서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일입니다. 대화합의 2020년을 맞기 위해 모세와 예수가 전하는 하나님의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야 할 때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그 사랑은 믿음과 소망입니다. 또한 친지들의 ‘가방모찌’를 결심한 저의 책임입니다. 오해로 멀어진 사이, 서먹해진 관계는 대화합으로 회복할 것입니다. 공동체 형제, 자매, 가족들의 친밀한 관계가 회복할 수 있도록, 그래서 모두가 ‘약속의 땅 가나안’, ‘풍요의 땅 자미원’에 갈 수 있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필자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국제BM발명특허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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