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양심도 중요하지만 자체 보완 시스템 구축도 절실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대한민국 화장품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5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중국발 사드 정국 이후 국내 화장품의 중국 사업 전개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

중국 관광객 감소로 내수 시장에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으며 정식 수출길 외에 비공식 수출이 막히면서 중소기업들의 타격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자국 내 로컬 육성책, 로컬 기업들의 다양한 투자 등으로 스킨케어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던 국내 화장품들의 경쟁력도 감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최근 연구 인력 빼가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유력 기업들의 화장품 연구 인력들이 중국 기업들로 옮겨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

또한 중국 기업들이 한국 제조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면서 한국에서 연구된 화장품으로 홍보, 판매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국내 시장 내에서도 논란거리다. 신세계가 2014년 8월 인터코스와 합작해 설립한 신세계인터코스가 최근 한국콜마 직원을 통해 화장품 제조기술을 빼돌렸다는 협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

물론, 여전히 재판 중이다. 재판 결과가 나온 후에야 누군가에게 책임이 있는지 명확해 질 것이다.

그러나 최근 내외적으로 연구 인력들의 이동이 계속되고 있으며 음지에서 경쟁사 연구 인력 빼가기는 계속되어 왔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직접 거래사를 갖고 나와 창업을 하거나 연구원 외에도 영업, 마케팅 인력의 이동도 많은 것이 현실.

그럼에도 최근 이 문제가 업계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퇴직 후 2년간 월급을 지급하거나 비밀 엄수와 관련된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해 왔다.

선두 기업들의 경우는 아예 기술을 한 연구원이 모두 독점 하지 못하도록 자료 연람에 한계를 두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일들은 계속해 일어나고 최근 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국내 화장품 업계가 성장한 것도 있지만 전문 제조사들이 크게 늘어난 이유도 있다.

2002년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 탄생 이후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화장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제조사들이 크게 늘어났다.

그리고 이들은 다양한 제품을 의뢰를 받아 생산하는 OEM 방식을 넘어 제품을 직접 개발해 브랜드사에게 권하는 ODM 방식으로 확대 성장해 왔다.

 
 

그러다 보니 화장품 생산 및 기술 개발이 꾸준한 발전으로 이른바 기술 평준화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각 기업들의 독자 기술들에 대한 개발도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문 제조사들이 갖는 경쟁력도 계속해 강화되어 왔다.

이는 다시 말해, 전문제조사들의 내부 관리에 구멍이 뚫리면 언제든 기술이 유출 될 수 있다는 소리다. 더불어 중소기업의 경우 한사람의 공장장이나 연구소 직원에게 모든 생산 과정을 일임하고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기술을 빼돌릴 수 있다.

물론, 이는 화장품이 갖는 독특한 특성과도 무관치 않다. 아무리 같은 제품이라도 향만 바꾸면 다른 제품으로 인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누구나 카피가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똑같은 제품을 만들 수는 없지만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평준화 시대. 여기에 철저한 관리가 없는 제조시설의 경우 기술이 유출 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양심. 그리고 기업 스스로의 철저한 내부 관리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국내 기업들의 자정 노력도 절실하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일일드라마 '우아한 모녀'는 첫 방송에서 특허권을 훔쳐간 화장품 기업의 이야기가 나온다.

화장품 업계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 보이는 장면도 있지만 피땀 흘려 만든 다른 이의 기술을 빼가는 것은 한사람뿐 아니라 그 기업 모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 화장품은 70여년이란 짧은 시간에 세계에서도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 내부의 다양한 문제와 논란은 성숙하지 못한 시장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눈앞에 이익보다 화장품이 갖는 본질,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에 대해 종사자들 스스로도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 보는 오늘이길 희망해 본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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