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액 감소세 뚜렷··中 우회기지로서의 역할 상실 우려

[뷰티한국 김도현 기자]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으로 촉발된 홍콩 시민들의 대대적 시위가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현지 중국계 상점들이 공격당하는가 하면 경찰의 실탄 발포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시위 양상이 격렬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마당에 시위가 진정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홍콩 경제도 휘청거리는 형국이다. 홍콩의 GDP는 올 1, 2분기 연속 0.6% 성장에 그쳤고 소비 위축까지 겹쳐 3, 4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홍콩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라는 점이다. 2018년 기준 수출액은 460억 달러 규모며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4번째로 높았다.

화장품 산업에서는 홍콩 비중이 더욱 크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화장품을 수출하는 곳으로 2014년 이후로 줄곧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기준 화장품 수출액은 13억 1,549만 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0%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상반기까지 대(對)홍콩 화장품 수출액은 4억 9,467만 달러에 머물렀고 비중은 15.7%까지 떨어졌다.

2018년 수출액을 '100'이라고 하면 올 상반기까지의 수출액은 '37.6' 수준이다. 이는 상위 10대 수출대상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7월 수출액도 6억 달러 규모에 그치면서 전년 동월에 비해 33.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은 그간 잘 발달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중개 무역지 역할을 해왔다. 특히 화장품은 중국 수출이 제도적으로 워낙 까다로운 탓에 홍콩이 우회기지로 활용돼왔다. 지난해의 경우 홍콩으로 수출된 화장품의 94%가 재수출됐고 이 가운데 82.6%가 중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의 상하이와 선전이 홍콩의 무역 허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법적, 제도적 위험 및 관세 등의 다양한 직접적 원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이에 따른 화장품, 미용용품 등 한국의 소비재 수출 감소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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