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 "LG생건·아모레·연우 등 수혜 기대"

 
 

[뷰티한국 김도현 기자] 중국 화장품 시장의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격이 구매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지만 옛이야기다. 이제는 품질을 보고 브랜드를 따진다. 중국 내 고가·럭셔리 브랜드의 화장품의 수요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덕분에 한국의 면세점이 괄목할 성장을 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아직 성장의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국내 면세점은 물론 화장품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애널리스트는 4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럭셔리·프리미엄 시장 호조는 확연하다”며 “화장품 고가 라인업을 보유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연우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국내 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증가했다. 7월 들어서도 28% 성장했고 특히 외국인 매출액이 38%나 늘었다. 8월 매출 추이 또한 이른 추석 덕에 7월보다 나았을 것이란 예상이다.

경쟁이 치열하고 이런저런 규제 이슈가 있음에도 국내 면세점이 고성장을 거듭하는 건 중국의 럭셔리 화장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덕분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국내 면세점들의 유통 및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럭셔리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중국인들이 집중적으로 한국을 찾고 있다는 것.

실제로 국내 면세점은 아시아 지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고가·럭셔리 화장품의 주요 판매 채널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한 해 국내 면세점의 화장품 매출액은 11조 3천억원 정도인데, 이는 35조원 규모의 글로벌 화장품 면세 매출액의 32%에 해당하는 수치다. 범위를 아시아로 좁히면 이 비중이 50~60%에 이르며 올해 들어서는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은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1위 화장품 면세 채널로서 가격 경쟁력과 지리적 인접성에 힘입어 한국 면세점은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유통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보급률이 아시아 주요국들보다 현저하게 낮고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 한국 면세점의 중요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국내 면세점 화장품의 간판 브랜드는 LG생활건강의 ‘후(Whoo)’였다. 올 상반기에도 면세점에서만 600억원이 넘는 매출로 에스티로더. SK-Ⅱ, 랑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을 여유있게 제쳤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올 상반기 국내 면세 매출 순위에서 ‘설화수’가 3위에 오르긴 했지만 매출액이 후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만 2분기부터 매출이 20% 증가하는 등 정상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7~8월에도 중국 내 설화수 인지도 상승, 면세점들의 프로모션 확대에 힘입어 2분기보다 성장세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침체기에 있었던 만큼 앞으로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은 면세 화장품 채널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데다 그마저도 리셀러 위주로 구매가 이뤄지는 탓에 앞으로도 구매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유통 질서를 흐린다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이로 인해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시행, 한국 면세점 수출인도장 신설 등 규제 이슈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나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외 화장품 내수 채널이 부진하고 중국 현지 사업에서의 경쟁 등 점검할 요인이 산재하지만 LG생활건강의 꾸준한 럭셔리·프리미엄 포트폴리오로의 재편,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내 회복은 고무적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