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재료 하나가 김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다. 중요한 양념일수록 공동체 전체의 맛과 영양을 위한 역할 다해야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이제 12월입니다. 겨울의 시작이지요. 우리 민족에게는 추운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이른바 월동 준비가 필수적이었는데, 그것은 난방과 식량 두 부문에서 진행돼 왔습니다.

지난주 평설에서 "골목길 지날 때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과 같은 초겨울에 겨울 난방용 연탄을 연탄창고에 가득 들여놓으면 온가족의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연탄 때던 시절이 사라진 것은 불과 얼마 전이었지요.

물론 아직 연탄을 연료로 쓰는 가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수요가 극소량이다 보니 지금은 연탄 생산은 물론 탄광 자체가 유명무실한 상태가 됐습니다.

월동용 식량 준비의 기본은 단연 김장이었지요. 소금에 절인 배추로 김치를 담가 독에 넣고, 그 독을 땅에 묻어 저장 발효시켜 겨우내 꺼내 먹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시대가 변해 김칫독 저장 대신 김치냉장고가 일반화된 상황이긴 합니다.

김치의 맛과 영양은 이른바 배추와 양념, 젓갈류의 조화가 좌우합니다. 그 김장재료들을 유기적인 네트워킹으로 연결시키는 물질이 바로 소금입니다.

소금의 양대 기능은 맛내기와 저장입니다. 김치용 배추를 부드럽게 절이고,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지속되도록 장기간 보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지요.

그렇게 만든 김치는 우리나라 고유의 채소가공 저장식품으로 세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가히 세계인의 애용 식품으로 발전했지요. 그러니 김치의 원조인 한국인에게는 겨울은 물론 1년 내내 밥상에 오르는 부식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염장 채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김치에는 고춧가루와 소금절인 젓갈이 사용되므로 저장성과 씹는 맛이 좋고,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 영화배우단체 회원들과 서울 금천구 이병한 부구청장(오른쪽), (주)해피런 최열호 감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사랑의 김치’를 전달하고 있다.(사진=금천구청 홈페이지)
▲ 영화배우단체 회원들과 서울 금천구 이병한 부구청장(오른쪽), (주)해피런 최열호 감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사랑의 김치’를 전달하고 있다.(사진=금천구청 홈페이지)
▲ 영화배우들과 함께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주)해피런 회원들.(사진=해피런)
▲ 영화배우들과 함께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주)해피런 회원들.(사진=해피런)

김치의 4대 장점으로는 ▷비타민 등 겨울철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 공급 ▷저칼로리식품으로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효과 ▷풍부한 유산균과 그로 인한 정장(淨腸)작용 ▷생리대사 활성화 등을 꼽고 있습니다.

김치가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3년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조류인풀루엔자가 유행하고 SAS(중증호흡기증후군)가 번질 때 이상하게 한국인들만 감염 치사율이 눈에 띄게 낮았습니다. 특히 중국 사람들의 눈에는 그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지요.

이를 두고 김치의 효능 때문이라는 지적이 중국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이 연구에 나섰지요. 그로 인해 김치 속의 유산균과 각종 발효효소가 조류독감에 특효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2009년10월 제16회 광주김치문화축제에서 열린 국제김치학술회의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9N2’와 ‘H1N1’이 김치유산균 앞에서는 활동이 억제된다는 시험 결과가 나와 김치의 조류독감 억제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마침 12월1일 서울 금천구청 광장에서는 독거노인 돕기를 위한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가 열렸지요. 이 행사에 제가 속한 회사가 메인 후원을 하게 돼 많은 친지분들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벌였습니다.

누가 뭐래도 김치의 맛은 조화입니다. 배추와 무, 파, 생강, 마늘, 미나리, 배, 밤채, 생굴, 젓국, 새우젓, 생새우, 고춧가루, 실고추, 소금 등의 각종 재료들이 서로가 적당한 비율로 섞여 결합하고 화합해야 제 맛을 냅니다.

김장재료 하나가 김치를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느 재료 하나라도 전체에 동화되지 못하거나,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김장김치의 맛이 부실해질 수 있으며, 가정 내 겨울식량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지요.

그러니 중요한 양념일수록 공동체 전체의 맛과 영양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공동체의 사회적 윤리이자 순리일 것입니다.

우리 친지분들은 이번 김치 나누기 행사 전날인 11월30일부터 미리 각종 양념을 준비하고, 배추를 절이는 등 철저히 준비했기에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올 겨울 추위가 어떨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지구 온난화 현상이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하지만 그 겨울은 결코 길지 않을 것입니다. 겨울이 온다는 것은 봄이 멀지 않다는 뜻이니까요.

▲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서울 금천구 이병한 부구청장(앞줄 오른쪽)과 (주)해피런 최열호 감사(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행사진행 관계자들.(사진=금천구청 홈페이지)
▲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서울 금천구 이병한 부구청장(앞줄 오른쪽)과 (주)해피런 최열호 감사(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행사진행 관계자들.(사진=금천구청 홈페이지)
▲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를 후원한 (주)해피런 회원들이 동참 영화배우들과 함께 흐뭇한 표정이다.(사진=해피런)
▲ ‘사랑의 김치 나누기’ 행사를 후원한 (주)해피런 회원들이 동참 영화배우들과 함께 흐뭇한 표정이다.(사진=해피런)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국제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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