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게 쌀 나눔을 할 때 만난 한 국회의원... 그에게 홍익인간 사회로 가는 ‘사랑과 평화의 길’을 배우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저희 회사에서는 친지들이 모여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쌀 나눔 행사를 갖습니다. 양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주 하는 행사도 아닙니다. 그래서 주변에 자랑할 거리가 못돼 조용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것은 어려운 이웃에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다는 자부심 차원만이 아닙니다.

진정 큰 보람은 매년 쌀 나눔 행사를 가지면 가질수록 진정으로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불우한 이웃을 내 몸처럼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가르침을 통해 저와 친지들은 상생과 협력의 마음을 다지는 계기를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만난 분들 중에 노웅래 국회의원이 있습니다. 정치인이기에 감히 졸고의 평설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이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어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분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지요.

하지만 좋은 일을 함께 하기 위한 취지라면, 그리고 그 일이 선한 사회로 가는 상생의 길이라면 얼마든지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

▲ 아베 피에르 신부(사진=나무위키)
▲ 아베 피에르 신부(사진=나무위키)

노웅래 의원이 쌀 나눔 행사에 나선 저희들에게 전해준 말씀입니다. 그가 쓴 『노웅래 길에서 묻다』라는 책에도 인용되어 있는데, 프랑스의 아베 피에르(abbe de saint-pierre. 1912~2007) 신부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피에르 신부는 빈민의 아버지로 불렸습니다. 이웃의 가난을 눈뜨고 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언론은 그를 ‘프랑스가 낳은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 ‘프랑스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정신 구현자’ 등으로 불렀습니다.

살아 있을 때 이미 ‘성 피에르 신부님’이라고 부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가톨릭에서는 보통 위대한 분의 이름을 부를 때 그 분의 생전 행적을 추앙하기 위해 이름 앞에 ‘성(聖, saint)’이라고 붙이는 경우가 많다는 군요.

‘성 피에르 신부’는 그것 자체를 부끄러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인이란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경에는 위인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 성경에는 위인들이 신격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믿음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브라함도,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에서 구했다는 모세도, 또한 야곱, 다윗, 베드로도 모두 보통의 평범한 인간들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 쌀나눔 행사에 참석해 격려해준 노웅래 의원(가운데 부근)(사진=해피런)
▲ 쌀나눔 행사에 참석해 격려해준 노웅래 의원(가운데 부근)(사진=해피런)

따라서 자신을 위인이라고 칭하는 것을 ‘성 피에르 신부’가 받아들일 리 없었습니다. 그는 매년 ‘프랑스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에 오르고, ‘프랑스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선정되는 것도 한사코 마다했습니다. 제발 자신의 이름을 삭제시켜 달라고 했죠.

저와 친지들은 ‘성 피에르 신부님’의 가르침을 전해준 노웅래 의원에게 진정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가야할 길을 등대처럼 제시해 주었으니까요. 저와 친지들은 이 땅에서 돈 없어 밥 못 먹는 사람, 돈 없어 배우지 못하는 사람, 돈 없어 병원에 못가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없게 하기 위해 협동조합형 ‘홍익인간주식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저희들 역시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홍익인간’ 사회로 가는 길에서, 멀게는 ‘성 피에르 신부’를 떠올리고, 가깝게는 노웅래 의원을 떠올릴 생각입니다.

노 의원은 권력이나 특권의식이 느껴지는 높은 분들과는 확실하게 대조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서민들의 고단한 삶에 대해 책임을 다 하려는 사람이었습니다. 흠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그런 사람 중에 그래도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쌀 나눔 행사를 하면서 느낀 인간적인 점들이지요. 그의 바램처럼 금년 가을에는 가난한 이웃의 곡간마다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뷰티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