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공허한 사람, 안식처가 필요한 사람일수록 일터에서 ‘순교자’가 될 각오로 목숨 걸고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 노규수 <법학박사, 해피런(주) 대표>

사람들은 왜 하느님을 찾는 걸까요? 왜 하느님을 믿는 걸까요? 하느님 중에 가장 인기(?) 있으신 분, 즉 예수님과 부처님이 말씀하신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가고 싶어서일까요? 

인간이 종교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첫째 제한된 존재이기 때문에, 둘째 삶이 공허하기 때문에, 셋째 죄의식 때문에, 넷째 불안과 절망 때문에, 다섯째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이기 때문에... 라고 요약해서 말하기도 합니다. (정성민 칼럼 ‘예수와 석가모니’)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독자들도 이미 잘 아시는 대우중공업 출신 김규환 명장입니다. 그는 20여 년 전부터 최근까지 많은 곳에서 초청을 받아 강연하고 있습니다. 

그 또한 종교를 갖고 있다고 강연에서 말했습니다. 그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는,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이유와 같습니다. 

너무 가난해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했기 때문인지, 그는 강연을 할 때마다 반드시 종교를 가지라고 강조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종교는 특이합니다. ‘대우중공업 교’라고 말했으니까요. 대우중공업은 회사 이름입니다. 현재는 ‘두산인프라코어’로 회사명이 바뀌어 있는데, 그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종교 그 자체였다고 말했습니다. 

종교를 믿고 죽어서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가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했습니다. 

그는 1956년 강원도 산골 평창에서 가난한 농부집 5대 독자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병든 어머니 약값을 벌려고 15살에 고향을 떠나 소년가장이 됐습니다. 

1970년대 초 대우중공업 사원모집 광고를 보고 즉시 달려갔지만, 입사 자격은 고졸이상 군필자였습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듯한 나이로는 그곳에서 일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문제가 안됐습니다. ‘대우가족’을 뽑는다고 했으니, ‘가족’처럼 살고 싶기에 이력서를 제출하겠다고 매달렸습니다. 그래야 집 식구들이 죽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경비원들과 눈물로 실랑이를 벌이는 그의 모습을 대우중공업 사장이 우연히 보고, 그날 바로 사원이 아닌 사환으로 특채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대우중공업 교’의 ‘절실한 신자’가 됐습니다. 그는 대우 깃발을 집에 걸고 하루에 두 번씩 꼭 기도했다고 합니다. ‘직장교’ 신자가 된 식구들도 모두 아침 밥 먹고 그 깃발 앞에 서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우중공업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 어머니 병 치료에 필요한 약값을 벌게 해 주십시오. 또한 대우중공업 회사를 통해 우리 가족이 하루 세끼 굶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우리 자녀들이 돈 없어 학교에도 못가는 일이 없도록 은혜 내려 주시옵소서!” 

아마 이렇게 기도했을 것입니다. 사환으로 입사한 그는 매일 아침 5시에 출근했습니다. 하루는 당시 사장이 왜 일찍 오냐고 묻자 “선배들을 위해 미리 나와 기계 워밍업을 한다”고 했더니 다음날 정식 기능공으로 승진됐다고 합니다.

2년이 지난 후에도 그는 계속 5시에 출근했고, 다시 사장이 질문하기에 똑같이 답변했더니 다음날 반장으로 승진시켜 주었습니다. 

일반 교회로 치면 ‘집사’ 직분의 기능공이 된 것입니다. 이어 그는 ‘권사’도 되고, ‘장로’도 되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일하니 대우중공업 교주이신 하느님이 그를 구원해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기도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것입니다. 

“한 번 밖에 없는 인생, 돈에 노예가 되지 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너의 인생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는 영화를 얻는다.” 

성경 대신, 불경 대신 그가 좋아서 외운 심청가 구절이라고 합니다. 그는 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을 논하는 국회의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규환 의원은 ‘어려운 길은 반드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목숨 걸고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없습니다. 목숨을 거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최근의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합니다. 청년들은 직장 구하기 힘들다고 하고, 자영업자들은 장사해 밥 먹고 살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터를 종교로 삼고, 열혈신자가 되어 일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고 김규환 의원은 ‘간증’합니다. 그 자신이 스스로 일에 미친 ‘직장교’의 절실한 신자였으니까요.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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