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경쟁에 가세, 중국시장 겨냥해 음성에 대규모 빙온숙성공장 발진

▲ 일본 오사카 주오구 도톤보리에 위치한 맛집 ‘0℃熟成스테이크’ 식당 입구. 고기 맛 입소문을 타고 한국 관광객들이 몰리자 한국어 안내판까지 설치한 상태다. (사진=블로그 ‘청춘별하’)
▲ 일본 오사카 주오구 도톤보리에 위치한 맛집 ‘0℃熟成스테이크’ 식당 입구. 고기 맛 입소문을 타고 한국 관광객들이 몰리자 한국어 안내판까지 설치한 상태다. (사진=블로그 ‘청춘별하’)

 

[뷰티한국 경제팀] 한국 교포들이 많이 산다는 일본 오사카. 그곳 주오구 도톤보리 센니치마에(千日前) 뒷골목에는 지난해부터 국내 미식가들까지 몰리는 ‘인터내셔널 고기집’들이 제법 성업 중이다. 그 중의 하나가 ‘0℃숙성스테이크’라는 식당... 한글로 된 메뉴판과 설명서 비치는 기본이다.

이미 검증된 결과 때문일까? 소문을 듣고 그곳을 찾아온 한국의 유명맛집 블로거들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영하도 영상도 아닌 딱 0℃에서 숙성한 고기만을 다루고 있어 기존의 숙성육들에서 느낄 수 있던 육질과는 다소 다른... 육질이 매우 부드럽고 향과 맛에 고소한 감칠맛이 특징!” (5월17일 블로거 ‘뷰스타김망상’) 

“0℃숙성스테이크는 소고기 전체 온도를 0℃까지 냉각시켜 숙성 관리하여 고기의 본연의 맛을 내려고 숙성했다고 한다. 후회 없이 맛있게 먹고 온 것 같다!” (6월8일 블로거 ‘별하(s_yunj)’) 

“쥬시한 육즙, 촉촉하게 구워낸 템퍼, 적당히 질깃한 식감... 우와~~ 진짜 이 스테이크는 저 개인적으로는 고베와규 스테이크보다 백만 배는 더 맛나더군요.” (2017년8월28일 블로거 ‘구렁이(ge9933)’) 

“스테이크가 식잖아요? 그럼 더 맛있어 진답니다. 식으면 좀 그럴 것 같은데 0℃숙성 스테이크들은 식으면 맛이 배가 된답니다. 드라이에이징을 해서 그런 것인 듯요. 식으면 쿵쿵한 치즈향과 맛이 배로 난답니다.” (2017년12월14일 블로거 ‘푸우우(mike8283)’)

▲ 일본 오사카의 맛집 '0℃熟成스테이크'의 한글 안내판. 일본의 경우 숙성을 거친 소고기류는 일반 소고기보다 훨씬 품질이 좋은 프리미엄 고기로 인정받고 있다. 영양은 물론 육질과 육즙, 맛의 향취와 풍미가 기존 소고기보다 월등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진=블로그 ‘청춘별하’)
▲ 일본 오사카의 맛집 '0℃熟成스테이크'의 한글 안내판. 일본의 경우 숙성을 거친 소고기류는 일반 소고기보다 훨씬 품질이 좋은 프리미엄 고기로 인정받고 있다. 영양은 물론 육질과 육즙, 맛의 향취와 풍미가 기존 소고기보다 월등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진=블로그 ‘청춘별하’)

 

◇“일본에서 배운다”... 빙온숙성 소고기 ‘맛집 여행’ 한국인들  

한국 여행객들이 우선 감탄한 두 가지는 저렴한 가격과 놀라운 맛. 그렇듯 ‘0℃숙성스테이크’는 엄밀히 말하면 일본 빙온(氷溫) 숙성 기술의 산물이다. 식품은 각각 고유한 ‘동결점’에서 얼기 시작하는데, 0℃에서 동결점까지의 온도 영역을 ‘빙온영역’이라 하고, 그 온도대에서 숙성시킨 소고기를 고객 밥상에 올리는 것이다. 

이곳을 찾은 한국의 파워블로거들까지 맛과 향과 육즙과 식감을 이구동성 칭찬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그에 대해 빙온숙성 고기를 생산하고 있는 일본 시에후미토치그社 관계자는 “빙온에서는 식품 세포가 얼어 죽지 않는다. 대신 동사(凍死)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 보호물질을 생성하는데, 그때 분비하는 아미노산과 글루탐산, 리놀레산과 올레인산과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육질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한다.(www.chefmeat.co.jp) 

시에후미토치그社는 일본빙온협회로부터 2013년5월 빙온 기술력과 고품질 상품개발의 공로로 우수 기술상을 받은 기업. 그렇듯 일본 식품기업들의 ‘맛 경쟁’ 배후에는 공익법인으로 지정된 일본빙온협회가 있다. 

그로 인해 일본이 자랑하는 국제적인 소고기 브랜드 ‘마쓰자카우시(松阪牛)’나 고베와규(神戸和牛)의 맛을 능가하는 지역별 명품 숙성고기를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나온 브랜드가 바로 시가현 다카시마시의 오미규(近江牛)와 기후현 야마가타시의 히다규(飛騨牛). 

일본빙온협회는 이들 소고기에 대해 지난 5월10일 ‘빙온식품’으로 정식 인증했다. 故야마네 아키요시(山根昭美) 박사의 주창에 의해 일본빙온협회가 출범한 것은 지난 1970년. 이후 인증제를 도입한 2008년부터 금년 7월말까지 모두 768개 품목을 ‘빙온식품’으로 지정했다. 기준은 엄격하다. 길면 몇 년간에 걸친 엄격한 품질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한다. 

▲ 한국 최초로 빙온숙성식품 개발에 나선 (주)타스씨앤엠 김진기 회장(중앙)이 음성공장 준공 공로자들과 준공식장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곳에서 빙온 숙성육을 ‘새담하누(소고기)’와 ‘새담포크(돼지고기)라는 브랜드로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주)타스씨앤엠)
▲ 한국 최초로 빙온숙성식품 개발에 나선 (주)타스씨앤엠 김진기 회장(중앙)이 음성공장 준공 공로자들과 준공식장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곳에서 빙온 숙성육을 ‘새담하누(소고기)’와 ‘새담포크(돼지고기)라는 브랜드로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주)타스씨앤엠)

 

◇(주)타스씨앤엠(TAS C&M), 음성에 미세얼음 ‘빙온젤아이스’ 숙성공장 가동 채비  

빙온식품 인증제는 일본 식품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염두에 둔 포석. 지금까지는 일본 지역 내의 농수축산물로 한정했지만, 금년 7월부터는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식품 원료의 원산지가 해외여도 무방하다는 신호가 나온 것. 바로 도쿄 소재 키커피(주)가 신청한 ‘체리빙온커피’에 대해서도 ‘빙온식품’ 인증서를 발급한 것이다. 

‘체리빙온커피’의 오리지널 브랜드는 ‘드리폰냉각숙성®커피’. 드리폰(Dripon)이라는 이름에서 보듯 원두의 원산지가 인도네시아라는 사실을 알게 모르게 부각시키고 나선 입장이 됐다. 

물론 일본에서 커피 원두를 직접 생산할 수 없다는 이유겠지만, 오사카 뒷골목에 있는 ‘0℃숙성스테이크’라는 식당의 고기 맛이, 명품이라는 “고베와규 스테이크보다 백만 배는 더 맛있다”고 한다면, 식품의 빙온숙성 기술 선진국인 일본으로서는 세계시장을 노린 고도의 원산지 차별화전략의 하나로 봐야 한다는 견해다. 

국내 관련업계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지난 7월14일 (주)타스씨앤엠(회장 김진기)이 캐나다 선웰(Sunwell)社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충북 음성에 국내 최초로 대형 ‘빙온젤아이스(氷溫Gel-Ice)’ 생산설비를 도입한 축산물 빙온숙성 처리공장을 완공시킨 것. 

김진기 회장은 “시험가동 기간을 거쳐 고객 수요가 많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부터 본격적인 생산과 출하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루 최대 처리물량은 돈육 기준 350두로 예상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가칭 한국빙온협회 설립을 추진, 일본을 능가하는 품질관리로 중국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심정근 홍보전문위원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글로벌시장에서의 먹거리 전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빙온숙성 식품과 같은 고부가가치 식품의 연구개발은 정부 정책적 차원에서 첨단바이오산업의 한 축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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