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 이상’이라는 창발성의 원리가 품값을 더 많이 받게 하는 생활경제학의 비결
인생사 혼자는 외롭습니다. 사회생활도 그렇고 직장생활도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세상살이에서는 백짓장도 둘이 맞드는 것이 나은 편입니다.
혼자인 경우와 둘의 경우는 차이는 큽니다. 특히 생태학의 먹이 획득 환경에서는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1+1=2)’이 아니라, ‘둘 이상(1+1≧2)’이라는 것이 진리입니다. 그것이 생활경제입니다.
이는 쉽게 증명이 됩니다. 공사판에서 두 명의 인부가 벽돌을 나른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공사판 주인은 인부들이 나른 벽돌 수에 따라 품값을 준다고 합니다.
이때 두 사람이 각자 보자기에 벽돌을 싸서 개별적으로 나르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둘이 함께 나르는 경우입니다. 막대기 두 개 사이에 보자기를 걸쳐 들것을 만들고, 그것에 벽돌을 담아 둘이 실어 나르는 경우입니다.
분명 개별적으로 나른 벽돌 량의 합보다 둘이 들것에 들어 나르는 양이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두 사람의 인부는 혼자 나를 때보다 더 많은 품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 명의 경우는 어떨까요? 휴식(레저)의 개념을 적용시키면 두 사람의 경우보다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두 사람이 들것에 나르는 동안 한 사람은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순번제로 한 사람은 쉬고, 두 사람의 작업은 계속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됩니다.
이를 ‘창발성(創發性. emergent property)’이라고 합니다. “구성하고 있는 두 개 이상의 개체적 요소들이 모여 시스템을 구성함에 따라 생겨나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성질”을 의미하지요.
사람들끼리 마음만 맞는다면, 또한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혼자 보다는 둘이, 둘 보다는 셋이 함께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데 적절한 단어입니다.
‘창발성’은 결코 현대에 등장한 말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2400여 년 전 기하학을 창시한 유클리드(Euclid)가 주장했지요. 그가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The whole is more than the sum of it's parts)”라는 명제를 제시한 것은 그 때문이지요.
이 같은 논리를 힘과 기술로 겨루는 경기가 있습니다.
빙상경기에서 세 명이 한 조를 이루어 승부를 가르는 팀추월 경기지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팀원들이 3.2km(남자)와 2.4km(여자)를 함께 달리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유일한 단체전 경기입니다.
이 종목의 특징은 세 명의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의 기록이 팀 전체의 기록으로 인정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팀원들의 조화와 단결력이 승패의 관건이 됩니다. 앞에서 선도하는 선수가 팀 내 최고기록자인 경우와 최하인 경우를 치밀하게 계산해 팀 전체의 기록 향상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팀추월 여자대표 팀이 문제가 된 것은 작전을 위한 선수들간의 소통 부재였습니다. 그것이 팀 성적 저하의 원인이 됐다는 비난이 쏟아졌지요. ‘창발성’이 사라졌다는 지적과 같은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조직이든지 발전하려면 창발성이 발휘돼야 하고, 창발성이 발휘되려면 구성원 간의 단합된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솔선수범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한 팀 전체의 창발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양보와 겸손의 미덕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앞서 달릴 때는 뒤처지는 사람을 배려하고, 뒤에서 달릴 때는 앞사람을 밀어주는 희생정신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더 많은 품값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공동체(커뮤니티) 구성에 나섰습니다. 보건복지부는 3월12일 ‘커뮤니티케어 추진본부’와 ‘커뮤니티케어 추진단’을 신설하고, 주변사람들끼리 어울려 살기 위한 추진체계를 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면 불가능은 없기 때문이지요.
●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