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 활성화 정책…관광객 감소, 화장품 내수 침체 등 역풍 대응책 마련 시급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최근 사드 배치 논란과 함께 중국의 보복 조치가 화장품 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면서 잇달아 국내 화장품 업계 주식이 급락하고 위기감이 조성되는 등 중국과의 정세 변화에 위기감을 나타내는 화장품 기업들이 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화장품 성장세의 주요 근원지가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공식 수출은 물론 비공식 수출 등으로 중국에서 소비되는 국내 화장품 비중이 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이 국내 면세점 등 방한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하는 비중도 매년 크게 늘어나 중국이 없으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망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중국이 국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하지만 최근 우려가 되고 있는 중국 발 리스크는 단순 수입 규제 강화에 의미를 두는 모습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대응책 마련을 위해서는 중국 발 화장품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최근 공개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 없는 제품의 역직구 판매 금지, 수입 화장품에 대한 이력 관리와 관련 서류 검증, 비공개 수입 제품에 대한 철저한 단속 등 수입 화장품 규제 정책은 이미 사드 배치 이전부터 거론되어 온 이야기다. 때문에 최근 공개된 수입 불허 제품에 대해 보복 조치라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류는 분명 국내 화장품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큰 수혜를 주었지만 그 안에서 더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중국과 중국인들이기 때문이다.

화장품을 예로 들어도 중국에 공급되는 공식, 비공식 화장품들의 경우 주요 밴더들이 모두 중국 기업, 또는 중국인들이며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의 중국 내 화장품 판매로 거둔 이익은 만만치 않다.

중국의 각 성들 역시 한국 기업을 유치해 큰 세금 이익을 보고 있으며 물류, 유통, 온라인 등 각 산업 분야는 물론 최근에는 왕홍이라고 불리는 파워블러거들도 큰 인기를 얻으며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다.

결국 한류, 화장품 한류 등은 중국에게도 큰 먹거리인 셈이다. 일례로 중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박람회인 상하이, 광저우 박람회만 해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300개 이상이 참여하고 그에 따른 비중도 전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박람회 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중국의 수익은 항공, 숙박, 음식, 물류 등 다양한 것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주요 박람회 주최사들은 최근 잇달아 한국을 방문해 유치전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발 리스트에도 불구 관련 박람회에 참가 신청을 하는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줄을 서 있다.

정작 우리나라에 중국과 같은 규모의 화장품 박람회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을 상기하면 오히려 화장품 한류는 직간접적으로 중국에 더 큰 이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국의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펼치고 있는 정책들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소비세 인하와 면세점 확대 등을 통해 자국 내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

단순하게 소비세 인하는 자연히 국내 화장품의 중국 내 판매가 인하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중국 내 면세점 등의 가격 인하로 직결되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방한 시 화장품 구매가 줄어 들 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해 구매하는 주요 상품은 화장품이며 이는 중국 내에서 판매 되는 제품에 대한 짝퉁 우려에 따른 낮은 신뢰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짝퉁, 유사 제품 근절 의지로 철저한 이력 관리, 정품 인증 솔루션 구축 등이 진행되고 있고 소비세 인하 등으로 중국 내 판매 가격이 인하될 경우, 굳이 한국에 방문해 화장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수출만큼 내수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상기할 때 중국의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한중 FTA를 통해 한국 시장에 몰려올 중국의 로컬 기업들과 거대 자본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이미 중국 내에서도 기초화장품 분야는 유럽과 미국 브랜드 다음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제품이 중국 로컬 기업들의 것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색조와 향수에 대한 신뢰도는 자국 브랜드가 낮은 인지도로 고전하고 있지만 기초화장품 분야는 이미 한국과 일본 제품들을 앞서고 있다.

이들 제품들이 막대한 자본을 통해 한국 내에서 생산되고 저렴한 가격과 한류 모델을 무기로 우리나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내수는 물론 나아가 한류로 성장 중인 국내 화장품 업계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사드 배치 논란에 따른 중국 정부의 수입 규제 강화 우려나 중국 언론들의 강경 입장도 분명 국내 화장품 업계의 악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국 편향 수출 극복에 대한 대안 마련도 지속적으로 대두되어 온 이야기다.

이미 몇몇 국내 선두 기업들은 이에 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위생허가 등 중국 수출을 위한 완벽한 서류를 구비하고 중국 내 생상 공장 설립 등을 추진해 왔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중국을 벗어나 유럽과 미국, 일본, 아세안, 중동 등 수출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내수다. 지난 몇 년간 화장품 업계의 성장 발판은 수출에 있었다. 국내 경기가 악화되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았던 것이다. 내수 역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의존했던 것이 현실이다.

불과 2년 사이에 면세점 매출이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의 30%에 육박한 것만 보아도 그 실체를 알 수 있다.

 
 
한류는 허수가 많다. 이미 우리는 일본에서 불었던 한류의 거품들을 직접 확인한 바 있다. 이제는 한류에 대한 의존도, 중국 편향의 수출에서 벗어나 내수 활성화에 노력해야 할 때다.

더불어 중국의 내수 시장 강화 정책들이 향후 국내 화장품 시장에 미칠 영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가격, 마케팅 등의 정책을 세워 대응해 가야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의 저력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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